그룹사 92%, 비상경영체제 돌입

전경련, 주요 그룹 위기체감도 및 대응현황 조사
금융위기보다 심각..비상체제 운영
  • 등록 2012-08-22 오후 1:45:24

    수정 2012-08-22 오후 1:52:1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사 중 92%가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주요 그룹 경영·기획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그룹 위기체감도 및 대응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25개 그룹 모두 현재의 위기가 ’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64%)하거나 비슷(36%)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24개 그룹(96%)이 올해 우리 경제의 3%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23개 그룹(92%)이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거나 검토하고 있었다.이번 조사에는 삼성, 현대자동차(005380), SK(003600), LG(003550), 롯데, 포스코(005490), GS(078930), 한진, 한화(000880), 케이티, 두산, 금호아시아나, STX, LS, CJ, 신세계, 대우조선해양, 동부, 현대, 대림, 부영, 동국제강, S-Oil, OCI, 현대백화점 등이 참여했다.

현 상황, 금융위기보다 심각 … 비상경영체제 운영

먼저 현재의 위기가 ’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심각한지를 묻는 문항에는 ‘심각하다(4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비슷하다(36%)’, ‘매우 심각하다(2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심각하지 않다(0%)’와 ‘전혀 심각하지 않다(0%)’라고 대답한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대내외 주요 기관들이 종래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깨고 잇달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체감도는 이보다 더욱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수판매부진(46%)’과 ‘수출애로(29%)’가 1, 2위로 드러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라는 현 위기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 외에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13%)’, ‘자금부족(4%)’, ‘생산비용 증가(4%)’,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변동(4%)’ 등이 제시됐다.

주요 그룹은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대외적으로 선포(12%)’하였거나, 대외적으로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실시 중(52%)’이며, ‘내부 검토 중’이라는 응답도 28%로 집계되었다.‘운영계획 없음(8%)’은 2곳에 불과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현재 실시하고 있는 대책(총 123건, 중복 응답)으로는 ‘원가 절감(22건)’, ‘단계별 대응책 수립(19건)’ 등의 단기적인 처방과 더불어 ‘제품경쟁력 강화(19건)’, ‘미래유망사업 발굴(14건)’과 같은 장기적 근본적인 생존전략이 꼽혔다. 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려는 의지와 함께 그것을 기회로 삼아 성장을 지속시키려는 노력 또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 불가피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은 기업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민경제 전체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 및 채용 계획의 경우, 주요 그룹들은 전세계적인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획에 ‘변화가 없다(52%)’는 응답을 가장 많이 보였다.

그러나 전체의 36%는 ‘투자·채용 축소(16%)’, ‘검토 중(20%)’ 등 기존 계획 축소 움직임을 보였다.

협력사와의 거래 규모와 관련해서도 ‘불변(56%)’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소폭 감소(36%) 및 대폭 감소(8%) 의견도 44%를 기록하였다. 결과적으로 투자와 채용, 그리고 협력사와의 거래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린다는 그룹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경제위기 장기화 우려

위기상황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란 물음에 절반이 넘는 52%가 ‘내년 하반기’라 답했으며, ‘내년 상반기(16%)’, ‘2015년 이후(16%)’, ‘2014년(12%)’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하반기(4%)’라고 응답한 그룹은 한 곳에 불과했다.

경기부양하려면 신규규제도입 없어야

주목할 만한 점은, 경기부양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경제정책으로 ‘규제완화 및 신규규제도입 지양(60%)’이 첫번째로 꼽혔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금리 추가인하(16%)’, ‘각종 세제혜택(16%)’, ‘추경예산 편성(4%)’과 같은 전통적인 수요진작 정책보다 규제완화를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판단된다. 그 외에 ‘정책금융기관의 산업지원 강화(4%)’라는 기타 의견도 있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일부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분기 대표적인 전자, 자동차 업체 두 곳을 제외한 129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4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기업들도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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