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프리즈 서울 오늘 개막…"코엑스서 수천억원대 거래될 것"

국내 최대 '키아프'와 세계 3대 '프리즈'
사상 최대 미술장터 2일 동시에 개막해
국내외 350개 갤러리 500여부스 차리고
미술품 1만여점 전시와 판매 본격 진행
609억원 피카소, 리히텐슈타인 등 나와
키아프플러스 하루전 오픈 분위기 달궈
  • 등록 2022-09-02 오전 10:43:53

    수정 2022-09-04 오후 9:01:43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개막한 ‘키아프 플러스’ 전경. 도잉아트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작을 살펴보고 있다. 2일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개막에 하루 앞서 먼저 문을 연 ‘키아프 플러스’는 앞으로 닷새간 이어갈 사상 최대 미술장터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소문난 미술잔치’의 시작이 드디어 오늘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와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에서 2일 동시에 개막한다. 오후 2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두 아트페어는 공동개막식을 진행하고 그간 꽁꽁 싸매뒀던 화려한 베일을 벗긴다. 이후 ‘키아프 서울’은 6일까지 닷새간, ‘프리즈 서울’은 5일까지 나흘간 ‘단군 이래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미술장터’를 본격적으로 펼친다.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국내외 갤러리는 350여개, 이들이 차린 부스는 500여개, 출품한 작품 수는 1만여점에 달한다. ‘키아프 서울’에는 17개국 164개 갤러리(해외 60여개)가, ‘프리즈 서울’에는 110여개 갤러리(국내 12개)가 출사표를 던졌다. ‘키아프 서울’은 코엑스 1층 A·B홀과 그랜드볼룸에서, ‘프리즈 서울’은 코엑스 3층 C·D홀에서 미술잔치에 몰려들 손님을 맞는다.

613억원 피카소 앞세워 리히텐슈타인·호크니 등 걸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예열은 이미 끝났다. 다만 지금껏 관심은 프리즈 쪽에 좀더 쏠리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그간 국내 아트페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품고 날아온, 거장급 작가들의 작품이 하나씩 드러나며 기대치를 급상승시키고 있는 거다.

조지 콘도의 ‘붉은 초상화 컴포지션’(Red Portrait Composition·2022). ‘프리즈 서울’에 참가하는 하우저앤드워스갤러리에 걸린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하는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에는 컬렉터 심장을 뛰게 할 걸작이 줄줄이 출품을 예고했다(사진=하우저앤드워스).


한국 미술시장에는 처음 진출하는 하우저앤드워스는 30억여원에 달하는 필립 거스통의 유화를 비롯해 루이스 부르주아, 조지 콘도, 마크 브래드포드 등 작가 8명의 작품을 출품한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세계 최고의 가고시안갤러리는 데미안 허스트, 게오르그 바젤리츠, 우르스 피셔, 무라카미 타카시, 쩡판즈 등 거물급 17명 작가로 화려한 라인업을 꾸렸다.

또한 스테판 프리드먼 갤러리는 여성 그룹전을 열고 마마 앤더슨, 레일라 바비라이, 사라 볼, 리사 브라이스 등을, 마리안 이브라함 갤러리는 세계를 주목시킨 가나 작가 아모아코 보아포를,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는 캘빈 마커스를 동반했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회색분수’(1970∼1971). ‘프리즈 서울’에 참가하는 하우저앤드워스갤러리에 나온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하는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에는 컬렉터 심장을 뛰게 할 걸작이 줄줄이 출품을 예고했다(사진=프리즈).


근현대의 미술사이자 혁신인 걸작을 모은 ‘프리즈 마스터즈’는 말 그대로 박물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피에트 몬드리안, 장 미셸 바스키아,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이비드 호크니 등이 18개 갤러리에 나뉘어 한자리에 모인다.

애콰벨라갤러리즈는 1921년 설립한 100년 저력을 내세워 피카소와 몬드리안을 필두로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알베르토 자코메티, 키스 해링, 윌리엄 드 쿠닝,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의 작품을 대거 들여왔다. 이 가운데 피카소의 ‘술이 달린 붉은 모자를 쓴 여자’(1938)는 ‘프리즈 서울’이 내놓은 작품 중 최고가인 4500만달러(약 6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블로 피카소의 ‘술이 달린 붉은 모자를 쓴 여자’(1938). 애콰벨라갤리리즈가 ‘프리즈 마스터즈’에 내건다. 피카소의 이 그림은 ‘프리즈 서울’의 최고가 작품으로 알려졌다. 4500만달러(약 613억원) 상당이다(사진=프리즈).


카스텔리갤러리는 리히텐슈타인의 198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 개인전을 꾸려 ‘프리즈 마스터즈’를 장식하고, 앤리 주다 파인아트는 호크니를 첫줄에 세웠다. ‘프리즈 마스터즈’에선 한국작가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도쿄갤러리는 국내 단색화 작가들과의 교류를 드러내는 기획전을 꾸미고, 김창열·김환기·이동엽·이강소·박서보·윤형근 등을 내세웠다. 갤러리현대는 곽인식·이승택·박현기 등으로 20세기 한국 아방가르드미술을 회고하고, 학고재갤러리는 백남준·윤석남 등으로 21세기 한국 현대미술의 의미를 더듬는다. 국제갤러리는 김환기의 푸른 전면점화를 내놓으며 한국미술의 자존심을 대신 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프로필 헤드’(1988). 카스텔리갤러리가 ‘프리즈 마스터즈’에 내걸 작품이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하는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에는 컬렉터 심장을 뛰게 할 걸작이 줄줄이 출품을 예고했다(사진=카스텔리갤러리).


작품만큼 빛나는 세계 미술계 인사 총출동

이처럼 화려한 라인업을 지켜본 미술계에선 “이번 코엑스에서 성사될 미술품 거래액이 수천억대에 달할 것”이란 예측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키아프 2021’에서 거래한 미술품은 650억원어치였다. 키아프는 키아프대로 “올해 ‘키아프 서울’에선 지난해 대비 매출 3배 성장을 예측한다”고 했다. 2000억원대를 내다본 거다.

사실 이 같은 전망들이 나오는 데는 작품만큼 빛나는 세계 미술계 인사들이 줄지어 방한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의 리처드 암스트롱 관장, LACMA의 마이클 고번 관장, 홍콩 엠플러스(M+)의 수한야 래펄 관장을 비롯해 영국 테이트미술관의 마리아 발쇼우 관장, 서펜타인갤러리의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디렉터 등이 ‘주목할 인사’로 올라 있다.

서울에 지점을 둔 외국 갤러리 대표들도 속속 입국을 마쳤다. 영국에 본거지를 둔 세계적 화랑 타데우스 로팍의 타데우스 로팍 대표는 ‘안젤름 키퍼 개인전’ 오픈과 함께 ‘프리즈 서울’ 참석차 한국을 찾았고, 프랑스의 페로탕갤러리의 창립자 엠마뉴엘 페로탕도 최근 오픈한 서울 2호점 페로탕 도산파크점에서 연 ‘엠마 웹스터 개인전’을 겸해 ‘프리즈 서울’을 찾는다. 독일계 페레스프로젝트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하비에르 페레스 역시 ‘레베카 애크로이드 개인전’ 오픈을 겸해 서울을 방문한 유명인사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외에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이사회 멤버인 론티 이버스 아만트재단 대표, 홍콩 억만장자 컬렉터인 에이드리언 청 뉴월드개발 부회장, 스위스 대표 컬렉터로 꼽히는 마야 호프만 루마재단 회장 등등의 이름도 보인다.

최근 방한한 페로탕갤러리의 창립자 엠마뉴엘 페로탕(오른쪽)이 지난달 27일 페로탕 서울의 2호점으로 오픈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도산파크점에서 국내 전속작가인 박서보(왼쪽), 이배(가운데) 등과 나란히 섰다(사진=페로탕갤러리).


‘키아프 플러스’ 하루 먼저 개막해 분위기 띄워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의 2일 개막에 하루 앞선 1일에는 ‘키아프 플러스’가 대치동 세텍에서 개막해 거대한 미술장터의 분위기를 먼저 띄웠다. 키아프가 올해 새롭게 론칭한 ‘키아프 플러스’는 코엑스의 메인 장터와는 구분한 위성 아트페어로 5일까지 닷새 동안 열린다. 1일 입장을 앞둔 시각, 페어장 입구에는 200m 넘는 줄이 늘어서 앞으로 이어갈 열기를 짐작케 하기도 했다.

11개국 73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키아프 플러스’는 5년 이하 신생 화랑을 중심으로, 젊은 작가의 작업을 앞줄에 내세운 NFT, 미디어아트 등을 중점적으로 꾸린다. 세계적 NFT 컬렉션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과 BAYC NFT의 저작권 활용을 통해 파생된 ‘지루한 원숭이들의 골프 클럽(BAGC 코리아) NFT’ 컬렉션이 개막 전부터 주목받았다.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개막한 ‘키아프 플러스’ 전경. 한 관람객들이 전시작을 살펴보고 있다. 2일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개막에 하루 앞서 먼저 문을 연 ‘키아프 플러스’는 앞으로 닷새간 이어갈 사상 최대 미술장터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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