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상용화 13년 만에 KT그룹 역량 총동원 콘텐츠 승부수

콘텐츠 황금기, KT 스튜디오 지니가 이끈다
KT만의 빅데이터 예측모델로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두에게 개방된 스튜디오, 이익 공유 스튜디오,
23년 1,000개 이상 원천 IP, 100여개 드라마 IP 보유목표
  • 등록 2021-03-23 오전 10:00:00

    수정 2021-03-23 오전 10:0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


2008년 11월 IPTV를 상용화하면서 미디어 시장에 뛰어들었던 KT(030200)가 13년 만에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다.

KT의 국내 최고 수준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역량을 활용해 흥행 가능성이 큰 콘텐츠에 핀포인트로 투자하고, 콘텐츠 사업 콘트롤 타워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 KT(With KT)’ 생태계를 창출해 미디어와 콘텐츠를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통신사인 KT가 플랫폼에 이어 미디어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에 전면에 나서면서 대한민국의 콘텐츠 산업이 제2의 황금기를 구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그룹의 콘텐츠 사업은 ▲빅데이터 기반의 흥행 예측 모델 ▲모두에게 개방되고 이익까지 공유하는 스튜디오가 특징이다.

여기에 ▲1,300만 가입자 기반의 유료방송 서비스에 실시간 채널, OTT, 음원 서비스 등을 보유한 플랫폼 경쟁력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1,939억 원에 이르며, 10여년 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CAGR)을 기록하면서 KT그룹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회사 측은 ‘콘텐츠 우위’ 전략으로 KT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의 압도적 우위를 굳건히 하는 동시에,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플랫폼(Meta-Platform)’ 시대를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의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다.

KT그룹의 미디어 빅데이터 역량


방대한 미디어 빅데이터로 콘텐츠 흥행 성공률 높인다

KT그룹의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비 회수 구조와 국내 최고 수준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에서 성공 사례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신설된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한다.

이후 KTH, Seezn(시즌)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 유통이 가능하며, 지니뮤직 등을 통한 콘텐츠 부가가치 창출도 이뤄질 수 있다.

콘텐츠를 제작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KT그룹 내에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1,300만 전체 고객의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도 강력한 무기다.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는 감독, 작가, 출연진 등의 기본 정보와 KT만이 보유한 장면 분석 정보를 결합한 콘텐츠 데이터에 초 단위의 콘텐츠 시청 집중도와 유지율, 콘텐츠 이용 패턴(실시간 방송 유입 및 이탈, TV UI 이용 로그 등)과 같은 시청 데이터를 더하고 인구통계학적 환경을 반영한 시청자 데이터까지 결합해 구성됐다. 이는 미디어 업계의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에 활용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전방위로 도입해 장르, 배우, 소재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계하는 데 적용한다.

KT그룹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모두에 개방, 이익의 공유, 창작자 육성

KT 스튜디오지니는 기존의 콘텐츠 비즈니스와 전혀 다른 새로운 ‘With KT’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결(Connectivity)’을 핵심 가치로 삼아 △개방(Open) △공유(Sharing) △육성(Cultivate) 세가지 측면의 콘텐츠 협력 구조로 이뤄진다. 글로벌 OTT의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우려를 국내 자본과의 상생으로 해소한다,

현재 KT 스튜디오지니는 흥행 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한 바 있는 제작사 10여 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 곳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콘텐츠 제작사의 IP를 대가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제작비 중 일부를 마진으로 주고받아 온 업계의 일반적인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한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국내 창작자들의 육성에도 앞장선다.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 tv, Seezn(시즌)에서 방영될 ‘숏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향후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윤용필 KT 스튜디어 지니 공동대표(스카이TV 대표 겸임)


CJ ENM, 네이버를 거쳐 KT로 자리를 옮긴 KT 스튜디오지니의 김철연 공동 대표는 “KT가 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느냐, 과연 잘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반대로 KT가 도대체 왜 여태껏 스튜디오 사업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KT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자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보다도 안정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100억 이상 투자해 ‘23년까지 원천 IP 1천 개 확보

앞으로 KT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문 인력의 영입과 육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 속도를 낸다.

또 30여 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스카이티브이의 실시간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대작(텐트폴, tent pole)’ 드라마를 제작하고,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한다.

KT 스튜디오지니의 첫 작품은 올해 3분기 내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를 키우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K-콘텐츠’의 무대를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현모 KT 대표는 “미디어는 고객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며, KT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고 자신한다”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내며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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