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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7일 오후, 현대자동차 그룹과 KT가 7500억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KT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현대차그룹이 KT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구조이지요. 구체적으로는 현대차 그룹이 KT 지분 4.6%, 현대모비스가 KT 지분 3.1%를, KT가 현대차 지분 1.04%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를 갖는 것입니다.
KT 2대 주주된 현대차그룹
그런데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주인 없는 KT의 2대 주주가 된 현대차가 KT 지분을 더 가져가서 최대주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올해 6월 말 현재,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지분 11.23%를 보유하고 있고,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현대차+현대모비스)이 7.7%, 신한금융계열사(신한은행+신한라이프생명보험, 신한금융투자 등)5.48% 순이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 금융IT융합 차원에서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 5.46% 전량을 매입한 바 있습니다. 다만, KT는 외국인의 비중이 45.5%, 소액주주의 비중이 63%에 달하는 국민기업입니다.
단순투자일뿐…확대해석 경계
이번 7500억 규모 자기주식 교환 거래는 상호 주주가 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사업 제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협업 실행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란 의미입니다. 또한, 자사주 맞교환에 KT가 더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대차가 KT 최대주주로 올라서거나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기 어려운 법적인 규제도 있습니다. 그는 “현대차가 KT의 1대 주주가 되거나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면 정부로부터 공익성 심사(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공익성심사 제도는 KT같은 기간통신사업자 총 주식의 15% 이상을 소유하거나 최대주주 변경, 중요경영사항이 바뀔 경우, 공공의 이익을 저해는 지 여부를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KT의 IT융합은 혈맹으로 진행중…‘스카이TV’ 중심의 방송 콘텐츠 유통 눈길
남중수 전 KT 사장(전 대림대 총장)은 지난달 가진 이데일리와의 KT 민영화 2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민영화되지 않았다면 KT는 사라졌을 수도 있다”면서 “향후 비통신 사업을 적극 키우고, 글로벌화를 강화한다면 강한 성장 모멘텀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연초 주주총회에서 언급한 사업형 지주회사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지주회사화의 목적이 각 사업부문별로 독립경영을 통해 성과를 높이는 것인 만큼 이를 달성하도록 형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A면서 “글로벌 진출과 함께, 융합시대에 다른 기업이나 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호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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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T는 사업형 지주회사의 초기 모델로 미디어 분야 중간지주사격인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카이라이프 자회사인 스카이TV가 미디어지니를 인수하는 형태의 PP(방송채널제공사업)사업 합병을 단행해 관심입니다.
시장에서는 스튜디오지니 중심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스튜디오지니 소속인 미디어지니가 스카이TV를 인수하는 형태를 점치기도 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이에 따라 합병 스카이TV가 KT그룹의 방송 콘텐츠 유통과 연예·오락 프로그램 제작을 도맡습니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TV를 미디어지니에 넘기면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선 신성장 동력이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서 “스카이라이프 주주가치 보호가 가능해졌다”고 평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 노조나 우리사주조합의 반발이 사라진 것은 물론입니다. 이는 그룹내 사업조정시업무 효율성의 잣대뿐 아니라 주주 가치 보호와 구성원 사기 문제까지 고려한 경영진의 의지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