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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행의 최우선 과제는 바른정당 복당파이자 비박근혜계인 박성중 의원의 ‘목을 친다’ 메모로 다시 폭발한 계파갈등 해결이다. 김 대행은 21일 “계파갈등이나 이해관계에 따른 분열은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 싸우자면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볼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박 의원처럼 복당파이자,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의 오른팔로 불린 김 대행 자신이 계파갈등의 한 중심에 놓인 상황이다.
그는 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일부의 김 전 대표 탈당 요구를 막아내야 한다. 나아가 ‘선거 패배 책임’을 이유삼은 원내대표직 사퇴 요구도 뚫고 가야 한다. 김 대행은 22일 “정말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이다.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친박계에 강한 불만을 토해내기도 했다.
아울러 25일엔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비대위 구성 등과 관련해 70여명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단 방침이다. 지난 두 차례 의원총회에서 계파갈등만 확인하고 친박 공격만 받은 만큼, 각개격파에 나서겠단 의도로도 읽힌다.
그러나 김 대행이 제시한 ‘전권혁신비대위’ 구성도 계파갈등에 발목잡힐 공산이 크다.
김 대행이 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구태청산TF(태스크포스)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대행은 “무사안일주의, 보신주의, 노욕에 찌든 수구기득권을 다 버려낼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구상을 제시하진 않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구태를 지목해서 혁신하자고 해도 당 의원들은 계파 안경을 쓰고 바라볼 것”이라면서 “무엇이 구태인지부터 납득시키지 못하면 당내에서 ‘월권’ 지적은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행이 스스로를 들개라고 하고 단식도 하면서 대여투쟁엔 강경했지만 내부투쟁에선 그럴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