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미국 통신사들은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이용해 핫스팟(특정지역)에만 5G 망을 구축하는 바람에 별도의 5G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들에 28㎓에 투자하라고 압박하기보다는 저대역인 3.5㎓ 전국망 구축을 앞당기면서 지나치게 고가인 5G 요금제를 합리적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28㎓ 같은 밀리미터파 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 중인 통신사는 미국, 일본, 대만, 남아공 등 4개국 8개 사업자에 불과하다.
28㎓ 주파수 대역을 이용했을 때 네트워크가 불안정하고 배터리 소모가 많으며 커버리지도 협소하기 때문이다. 28㎓를 밀었던 버라이즌도 예상보다 속도가 안 나와 LTE 주파수를 함께 쓰고 있으며, AT&T는 38개 도시에 핫스팟을 중심으로 구축해 별도의 5G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비싼 5G 요금제 중저가 나오게 해야
정부와 통신사들이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면서 내세웠던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최대 12만5000원(데이터무제한)이나 된다. 선택약정을 해서 25% 요금할인을 받아도 9만원 이상이다.
또, 국내 5G 단말기 출시 비중은 전체 휴대전화 판매에서 20%(2019년), 40%(2020년), 70%(2021년)으로 늘었다. 최신 플래그십 폰을 사려고 비싼 5G에 가입했다고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상보다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5G에 대해 통신사들이 중저가 요금제를 내도록 유도하고, 단말기 제조사들도 최신 플래그십 단말기를 출시할 때 5G로만 출시했던 관행을 깨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가 기업들의 우려에도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밀어붙인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한민국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경쟁력 확보도 2년 만에 힘을 잃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31.7%, 에릭슨 29.2%, 노키아 18.7%, ZTE 11.0%, 삼성전자 7.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