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의 대주주 일가 주식담보비율은 평균 47%에 달했고, 30대 그룹보다 10%포인트나 높았다.
또 주식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이들 회사의 대주주 일가는 총 47명이었다.
대주주 일가 47명의 주식평가액은 1조7천20억 원이었고, 8천억 원(47.0%)이 담보로 제공돼 있었다.
대주주 일가 한 사람이 평균 362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170억 원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0월 CEO스코어가 조사해 발표한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 36.7%보다 1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주식담보대출은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후 돈을 갚고 담보 주식을 돌려받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로 투자 심리 위축이 일어날 수 있고,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폭락할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대여금 회수)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들의 피해 가능성도 있다. 심할 경우에는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코스닥 100대 기업 중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엠케이(MK)전자였다. 차정훈 회장은 엠케이전자 지분 3.9%를 보유해 평가액이 58억 원이었는데, 이를 모두 담보로 제공해 주식담보비율이 100%였다. 차 회장은 MK전자를 계열사로 둔 오션비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엠에스오토텍(123040)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대부분도 담보로 잡혀 있다. 엠에스오토텍 지분 46.8%를 보유한 창업자 이양섭 회장과 2세 이태규 대표의 주식 99.3%가 담보 및 질권설정 돼있었다. 이들의 주식가치는 320억 원이다.
이어 엔브이에이치코리아(067570)는 구자겸 회장의 친인척으로 1.9%(26억 원) 지분을 보유한 만 19세 구본주 씨가 주식의 89.3%를 담보로 맡겼다. 휴대폰 카메라모듈 전문업체 캠시스의 최대주주 권영천 씨와 대부업체 리드코프(012700) 서홍민 대표도 주식담보비율이 81.9%와 81.3%로 높았다. 서 대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이다.
경창산업(담보대출 대주주 일가 : 손일호 회장·손기창 창업주?박의경 씨·손덕수 씨, 73.2%), 비에이치아이(이가현?이근흥 씨, 66.9%), 차이나하오란(최대주주 루리, 64.6%), 서희건설(이봉관 회장·성희 씨, 62.8%), 이랜텍(이해성 전무, 62.1%) 등도 60%가 넘었다.
한편 유진기업(023410)은 코스닥 100대 기업 중 주식을 담보로 잡힌 대주주 일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경선 회장을 비롯해 부인 구금숙 씨, 부친 유재필 명예회장, 유 회장의 동생창수·순태 씨, 자녀 석훈 씨 등 6명의 주식이 담보와 질권 계약 체결돼 있었다.
한때 코스닥 대장주로 불렸던 서울반도체(046890)는 오너 2세인 이민규, 이민호 씨의 주식자산 1천900억 원 중 865억 원(45.3%)이 증여세(각 200억 원) 담보를 위한 질권으로 설정 돼있다.
이 외 리홈쿠첸(이동건 부방그룹 회장 2세 이중희 씨, 43.1%), 솔브레인(정지완 회장과 2세 정석호 씨, 42.8%), 이엘케이(신동혁 대표, 41.1%), 매일유업(36.5%), 크루셜텍(안건준 창업주·박지현 씨, 28.4%), 도이치모터스(권오수 대표, 21.1%) 등도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20% 이상이었다.
매일유업은 코스닥 ‘톱 10’ 기업 중 유일하게 대주주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김정완 회장과 동생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김진희 평택물류 대표 등 오너 2세들이 보유한 주식 1천500억 원 중 540억 원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대기업 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 ‘톱 10’에 속하는 성우하이텍, 인터파크, 이지바이오, 휴맥스, 우리조명은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내역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