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살인' 전과 8범 사설구급차 업체 대표[사건프리즘]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20년 12월 소속 응급구조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전과 8범의 사설 응급환자이송업체 대표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됐을까.

경남 김해에서 사설 응급환자이송업체를 운영한 A씨는 2015~2016년께부터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던 응급구조사 B씨에게 업무미숙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구타했다. 폭행의 횟수는 나날이 많아졌고 강도 역시 나날이 높아졌다. 사무실 내부는 물론 직원들의 집 안에도 CCTV를 설치해 수시로 B씨 등을 감시했다.

A씨는 2020년 12월 24일에도 사무실에서 B씨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또다시 폭행을 가했다. 5시간 넘는 폭행으로 B씨가 제대로 걷지도 못하자 “연기를 한다”며 폭행을 계속했다. 무자비한 폭행으로 B씨가 쇼크 증상을 보였음에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당시 현장엔 A씨 아내와 다른 직원들이 있었지만 폭력 전과 8범인 A씨를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렇게 A씨 폭행은 25일 새벽까지 무려 12시간 동안 지속됐다. A씨는 B씨가 폭행으로 의식을 잃어가는 모습을 본 후에도 아무런 구호조치도 하지 않고 바닥에 쓰러진 B씨를 방치하고 아침까지 잠을 잤다. 당시 사무실은 아무런 난방도 되지 않던 상황이었다.

A씨는 아침 잠에서 깬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B씨를 사설구급차로 옮겼다. 하지만 병원으로 데려가는 대신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 앞에 방치했고, B씨는 결국 숨졌다.

A씨는 범행 은폐를 시도했으나 경찰은 A씨 폭행 사실을 확인하고 폭행치사죄를 적용해 A씨를 송치했다. 검찰은 “살해 의도가 있었다”며 폭행치사죄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은 “저항이나 방어할 수 없던 피해자를 12시간 동안 구타해 살해했다”며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이 분명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10년 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