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이 연초부터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올 한 해 무력시위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미연합훈련과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있는 3~4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 북한이 지난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 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열병식에서는 농기계인 트랙터도 122㎜ 방사포와 불새 대전차미사일 등을 싣고 행진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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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미국·프랑스·영국·아일랜드·알바니아의 요청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지난 5일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문제를 논의한다.
다만 회의에서 공동성명 등 구체적인 결론이 도출될지는 불확실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9, 10월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회의를 소집했지만,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평가절하하면서 “성능이나 기술이 과장돼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탐지·분석한 결과,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즉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 미사일 기술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 군 관계자는 “북한의 과거 미사일 발사 패턴을 보면 새로 개발하는 무기가 실패한 경우 재차 발사한 사례가 있다”며 “(추가 시험을) 부정하진 않는다”고 했다.
| 북한이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28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처음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오른쪽)으로, 탄두부 모양이 다소 다른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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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된 3월과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있는 4월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올해는 김 주석 탄생 11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등 태양절을 성대하게 열 가능성이 높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난 7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2021년 북한정세 평가 및 2022년 전망’ 웨비나에서 “북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이를 전후로 대규모 열병식과 인민에게 보여줄 군사적 성과인 인공위성이나 SLBM 발사, 신형 잠수함 공개 등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북한학과 교수도 “3월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으로서는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다”며 “인공위성이나 ICBM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최근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SLBM을 탑재하는 재래식 신포급(고래급) 잠수함 정비를 마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9일 신포 인근 해상에서 이 잠수함으로 SLBM을 발사했다. 수중에서 기동 중인 잠수함에서 처음 발사돼 590km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