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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룰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진 것은 4·10 총선 참패 이후다.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로만 당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룰 개정 여부를 결정할 비대위 일부는 당 지도부를 뽑을 때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경기 포천·가평에서 당선된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 13일 비대위회의에서 “전당대회에서 당이 국민을 향해 열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룰 개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심과 민심 반영 비율은) 5 대 5가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7대 3도 차선”이라고 말했다.
현직 의원이지만 서울 강동갑에서 낙선하며 원외 몫으로 합류한 전주혜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조속히 경선 룰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룰 개정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선 성일종 사무총장과 정점식 정책위의장, 유상범·엄태영 비대위원 등 국민의힘 비대위 상당수가 친윤으로 채워져 있어 비대위가 룰 개정까지 이를지 의구심을 제기한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는 2022년 12월 당원 투표 100%로의 룰 개정을 주도했다.
실제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룰 개정이) 필요하다면 당원 총의에 따라 선출된, 정통성 있는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에 당원 뜻을 물어 보완하는 것이 옳다”며 “선거를 앞두고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은 어떻게든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룰 개정에 반대했다. 엄 비대위원은 비대위회의에서 “여러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해서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심사숙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유력 당권 주자는 ‘비윤’…변수 되나
전당대회 경선 룰을 둘러싼 논쟁이 달아오르는 이유는 잠재적 당권 주자의 유불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상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낮을수록 친윤계에, 높을수록 비윤(非윤석열)계에 각각 유리하다고 분석된다. 친윤계가 지난 2022년 말 룰을 바꾼 배경이기도 하다.
앞서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자동응답전화(ARE) 방식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응답이 28%로 가장 많았고 한 전 위원장 26%, 나경원 당선인 9%, 안철수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각 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으로 민심을 확인한 상황에서 전당대회 룰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황우여 위원장이 급진적으로 민심 반영 비율을 50%까지 높이기보단 종전 룰인 ‘당원 투표 70%와 일반 여론조사 30%’로 복구하는 중재안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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