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협상은 없다..이익만이 최우선이다"

대우차 헐값 매각 논란..협상전략이 없었다
협상은 ''과학''..''나 아닌 상대방 입장서 보라''
국제간 협상에서 ''한국인의 태도'' 버려라
  • 등록 2008-07-14 오전 11:51:07

    수정 2008-07-14 오전 11:51:07

[이데일리 임종윤기자] "협상만 잘했더라면 적어도 25억~28억 달러 정도는 받았을텐데..결과적으로는4억 달러 밖에 못받았죠"

◇90년대 말 대우차 매각 사례

국제협상 전문가인 박상기 BNE컨설팅 대표가 14일 이데일리TV '월요초대석'에 출연해 거론한 첫 사례는 90년말 있었던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이었다.

박 대표는 당시 대우차의 자산가치가 70억 달러에 달했는 데도 당시 정부 협상단은 10분의 1에도 훨씬 못미치는 가격에 대우차를 미국 GM사에 넘겼다고 평가했다.

외환위기라는 사상 초유의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어떻게든 세계적인 기업의 자금을 국내에 들여와야한다는 절박감이 그처럼 헐값 매각으로 나타났다는 것.

박 대표는 "그런 헐값 매각을 하고도 당시 협상단은 굉장히 훌룡한 협상이었다고 자화자찬했고 상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당시 협상에서 상대방은 우리측의 패를 충분히 알고 있었죠. 그들은 우리의 불리한 입장을 최대한 활용해 그같은 '대박'을 거둔 겁니다"

◇협상이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많이 얻었다고 생각하게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가져오는 기술이죠"

박 대표는 이를 '과학'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한가지 물건을 사고팔때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국제간 통상협상에서는 단순히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고차원적인 경험과 노하우,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가 말하는 협상의 제 1원칙은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라'
 
"내가 뭘 잘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상황이고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상황일 때 가장 당황하고 힘들어하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앞서 예로 든 대우차 매각건의 경우 우리 협상단으로서는 '다급한 마음'에 미국측의 요구를 덥썩 받아들일 게 아니라 적어도 한 두번은 '튕겼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갑자기 상대방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면 협상장 분위기가 완전 돌변하죠. 유리했던 입장이 갑자기 불리해지고 불리했던 입장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그럼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박 대표의 답변은 간단 명료했다.
 
"협상 시간을 벌 뿐 무슨 벌칙이 있는 거 아닙니다. 그야말로 협상전략일 뿐이죠"
 
◇쇠고기 협상에 대한 단상
 
국제협상 전문가로서 석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반대 촛불 집회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득과 실이 있죠. '득(得)'이라면 두 가집니다. 하나는 그 결과에 대한 만족도와 무관하게 국민 여론으로 미국과 추가협상을 끌어낸 점입니다. 둘째는 미국이라는 강대국과의 국제협상에서 여론이라는 무기를 하나 더 가진 점이죠"
 
"'실(失)'은  '쇠고기'라는 예민한 먹거리를 단순 협상용 안건으로 처리를 한 점입니다. 현재 한국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상대방(미국 정부)이 알아차렸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자동차나 다른 민감한 쟁점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미국 정부가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한국적 배려는 버려라!
 
박 대표는 국제협상에서 한국인의 마음과 태도를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상대할 사람들은 우리의 배려나 성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개개인의 이익과 자신의 목표구현을 최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한국인들은 유교적 문화의 영향 때문인 지 협상에서도 '실속'보다는 '좋은 평가'에 치중합니다"
 
박 대표는 국제 협상에서 '좋은 평가'란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이 대표하는 기업이나 국가의 국민들에게서 받아야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협상..어떻게 접근해야하나
 
박 대표는 "협상은 글로벌화되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 국민이나 정부에게 너무나도 필수적인 분야"라고 지적한다.  
 
비단 국제간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개인과 기업, 정부, 각종 단체 등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모든 관계에서 필요한 게 협상이라는 얘기다. 
 
"미국만 해도 국가간 협상을 할 때 각 분야 전문가 2,300명으로 구성된 협상단이 꾸려집니다. 이들은 협상 자체가 일인 그야말로 협상 전문가들이죠. 우리의 현실은 그 정도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기도 힘들뿐더러 자주 구성원들이 바뀌죠..처음부터 지는 게임 아닙니까?"
 
선진국들의 협상시스템과 장점을 배우고 이를 '한국식'이 아닌 '선진국'식으로 체화하는 것이 우리가 국제협상에서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우리의 이익을 받아내는 길이라는 게 박 대표의 바램이다.
 
월요초대석 '박상기 BNE컨설팅 대표'편은 14일 낮 12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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