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은수미 성남시장이 17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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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시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고 여러분을 응원해야 할 공인이다. 때문에 저의 억울함이나 참담함과는 별개로 주변관리를 잘하지 못해 구설수에 오르고 재판받는 것은 정말 죄송한 일이고, 몰랐다는 사실 자체도 송구할 따름이다. 불출마를 통해 온전히 책임을 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론 만류도 많았다. 왜냐하면 저는 털끝만큼도 관여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라며 “검찰은 저의 일기장, 개인 메일, 2021년까지의 통신기록은 물론이고 무려 16년치의 자료를 수없이 뒤져도 증거가 없자 억지 진술 짜깁기로 무리하게 기소했다. 저는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불출마와 별개로 고삐 풀린 권력이 시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저의 무죄와 결백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검찰은 은 시장을 뇌물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수사기밀을 전달 받는 대가로 담당 경찰관의 청탁을 들어줬다는 혐의다. 그는 지난 운전기사를 무상지원 받았다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바 있고, 지난 2020년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싸움 끝에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은 시장은 “저에게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시민이 주신 권한과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했던 저의 진심과 행동이 뒤늦게라도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모두 12권, 무려 7천 쪽에 달하는 검찰의 진술조서는 사람을 죽이겠다는 집요함의 집대성이었다. 날 선 악의와 모욕, 조롱 앞에서 문득 ‘그렇다면 너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만큼 집요했는가, 그만한 능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렸다”며 “사람을 살리고 그 존엄을 지키겠다는 것은 제 삶의 오랜 화두이자 정치를 시작 한 이유다. 그런데 고통 받는 사람들 곁에서 그들을 지키기는커녕 저마저도 덫에 걸렸다. 이 덫을 넘어 신뢰를 회복하고, 저를 믿어주신 소중한 분들에게 그 믿음을 돌려드리는 것이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은 시장은 “지난 4년간 두 달에 한번 꼴의 압수수색, 한 달에 한번 꼴의 고소고발에도 불구하고 성남시정이 흔들림 없었듯, 제 남은 임기동안에도 그러할 것”이라며 “특히 지하철 8호선 모란판교연장,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 등 ‘도로교통에서 궤도교통으로의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