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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이번 산행은 언론과의 관계 정립을 위한 소통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도 여러 차례 언론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일부 갈등이 예고돼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참여정부 시절 전세계 31위까지 올라섰던 언론자유지수의 복원이 문재인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2016년에 이 지수는 70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권과 언론 모두 상호간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청와대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 60여명과 청와대를 출발해 북악산 등산로인 무병장수로 4.4㎞ 구간을 왕복했다. 무병장수로는 군사시설 내부에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다. 애초 50분 가량으로 기획됐던 이번 산행은 2시간20분여간 진행됐다.
산행 중 선두와 후미의 거리가 벌어진다 싶으면 몇 차례 휴식 시간을 갖고 담소를 나눴다. 편안한 복장에 편안한 일정이다보니 허심탄회한 대화가 나왔다. 출입기자들의 셀카 요청에도 흔쾌히 응하면서 지난 대선에 함께 했던 마크맨들과 시간을 보냈다.
산행 목적지인 ‘숙정문’에서는 북악산 등반길에 오른 일반시민들을 만나기도 했다. 숙정문을 지나는 산행 코스는 신청을 한 일반인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을 만난 시민들은 뜻밖의 만남에 놀라면서 문 대통령 박수로 맞이했고 기념촬영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이 산행으로 휴식을 취하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사저에서 이사 채비를 마쳤다. 청와대 관저에 시설 마무리 공사로 인해 대통령 내외의 입주가 3일 가량 지연됐다. 김 여사는 여행용 가방을 하나 챙겨들고 오후 5시께 사저를 나와 청와대로 이동했다.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사저로 찾아온 민원인이 국토부의 정경유착을 해결해달라며 “배가 고프다. 아침부터 한 끼도 못 먹었다”고 소리를 지르자 김 여사는 라면이라도 대접하겠다며 민원인을 사저로 데려갔다. 민원인은 “도저히 집까지 들어갈 수는 없어서 라면만 받아들고 나왔다”며 컵라면을 손에 쥐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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