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의 수사팀장으로, 국감장에 서서 국정원 댓글사건 외압을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던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4년만에 다시 선 국감장에선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도 관심사다. 당시 윤 지검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화제에 올랐었다.
|
지난 5월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우병우 라인’ 의혹 검찰 고위직들을 대거 물갈이한 이후 사실상 서울중앙지검은 이전 정권들과 관련된 수사들을 전담하고 있다. 정권 수뇌부가 직접 지시 및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들이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간인 댓글부대 의혹에서 시작해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기무사령부 등 권력기관의 공작활동 전반에 대한 수사가 대표적이다. 국정원과 군 등의 공작활동의 위선이 당시 이명박 정부 청와대라는 진술과 물증 등 신빙성 있는 정황이 쏟아지면서 검찰 칼끝은 사실상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향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와 함께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들이 이 전 대통령 등을 고발한 사건의 수사에도 착수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최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전 대통령이 수사대상이냐’는 질문에 “어떠한 자료들이 수집될지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고 수집된 증거를 외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간접적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중앙지검은 아울러 청와대가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당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서면보고가 조작됐다며 수사를 의뢰한 건도 살펴보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규명된 또다시 국민적 공분이 일 수 있는 사안이다.
청와대는 민주당은 추가로 이명박·박근혜 시절의 공작 의혹을 의심케하는 문서 등을 공개하며 검찰에 더 많은 수사를 주문하는 모습이다. 문무일 총장은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 “수사를 길게 끌게 끌면 피로감이 커질 것 같아 수사팀 증원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댓글수사 외압’ 폭로 윤석열, 4년 만에 국감장 컴백
한국당은 검찰이 문재인 정부의 하명을 받아 정치보복을 위한 수사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검찰에 고발하며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이런 행보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서도 검찰이 현 정부의 하명수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지검장 개인에 대한 야당의 공격도 거셀 전망이다.
그는 2013년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당시 조영곤 지검장 등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을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이후 박근혜 정부 내내 지방의 한직을 전전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의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현재 윤석열 호(號)의 전방위적인 적폐청산 수사는 당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활동에 대한 검찰의 미흡한 수사를 보완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한국당은 지난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자 절차상 위법하다며 인사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2013년 당시 윤 지검장의 폭로에 대해 ‘하극상’이라고 비판한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여전히 국회 법사위에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평소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성격인 윤 지검장이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