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 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수돗물 유충 사태 관련 브리핑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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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최근 잇따라 발견된 수돗물 유충이 정수센터 등 수돗물 공급계통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유충을 발견한 욕실의 위생상태가 깨끗하지 못하고, 저수조(물탱크) 관리 소홀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 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수돗물 유충 사태와 관련한 기자설명회에서 “민·관합동 조사단의 두 차례에 걸친 점검 결과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모든 정수센터의 입상 활성탄지(활성탄을 이용해 정수하는 시설)를 포함한 정수처리 전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7월 14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로 접수된 유충 민원은 모두 73건이다. 유충 민원이 첫 발생한 14일에서 23일까지 50건이 집중적으로 접수됐다.
이를 점검하기 위해 시는 지난 22일 생물·상수도·환경 분야의 전문가와 서울물연구원의 연구사 등으로 민·관합동 조사단을 구성하고 정수센터 전반을 점검했다. 이 결과 모든 정수센터의 활성탄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 서울시 유충관련 민원 추이.(기간:7월 14~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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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본부장은 “시가 운영하는 정수센터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인천과 달리 모두 완전 밀폐형이며, 방충망과 벌레 유입방지 시설도 잘 정비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부터 취수 원수부터 정수처리, 공급과정까지 전 과정에 국제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22000)을 적용, 수돗물을 안전식품 수준으로 양호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조사단의 점검 의견이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유충 관련 민원도 수돗물과 무관한 유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유충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주변 상황에 따라 3~10개 지점의 수돗물을 채수해 서울물연구원에서 물속에 유충의 알이나 이물질 등이 있는지 여부를 분석한다. 또 현장에서 유충의 시료를 확보한 경우, 국립생물자원관에 종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를 확인한 뒤 수돗물과의 연관성 여부를 판별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결과 유충시료는 15점이며 이 중 깔따구류로 확인된 유충은 단 한 점도 없었다. 가장 많이 발견된 것은 나방파리류, 지렁이류로 수돗물과 무관한 유충들이었다. 조사단에 따르면 수중 호흡이 가능한 깔따구 유충과 달리 나방파리 유충은 대기 중 산소 호흡이 필요해 상수도 배관 내에서 살 수 없으며, 지렁이는 소독내성이 약해 염소 성분이 포함된 수돗물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 서울시 6개 정수센터 및 정수처리 과정 이미지.(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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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본부장은 “유충을 발견한 민원인의 욕실에서 나방파리 성체가 발견된 경우가 많았으며, 주변 환경 조사 결과 저수조 위생상태가 깨끗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은 흔적이 발견되는 등 저수조의 관리주체인 개인의 관리 소홀로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수도물 관련 시민들의 불안감이 지속되는 만큼 앞으로 수돗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수센터 입상 활성탄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상수도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유충 민원 발생시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백 본부장은 “최근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배관 전문가, 해충 퇴치 전문가 등으로 인력을 꾸려 유충 발생 지역과 시설 등에 대해서 정밀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가 수돗물 유충 민원 발생한 지역에서 관련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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