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일본 무비자 여행 이용이 3년 만에 가능해지면서 저비용항공사(LCC)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 LCC 업계는 지속적인 적자에 고통받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 노선을 증편하는 등 집중공략에 나서고 있다.
| 일본이 한국인 무비자 관광을 허용한 후 첫 주말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김포~하네다 항공편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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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무비자 여행이 재개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노선(나리타·후쿠오카·나고야·간사이)의 이용 여객 수는 5만83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일본 전체 노선 이용객이 16만7900명임을 고려하면 5일 만에 지난달의 34.8%가 일본 노선에 탑승한 것이다. 일본 노선은 LCC의 주 수익원으로 꼽힌다.
앞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지난 11일부터 허용키로 했다. 일본 무비자 입국이 시행 첫날 노선 대부분이 만석에 가깝게 차면서 업계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지난 11일 LCC
제주항공(089590)의 일본 노선 탑승률은 97.5%로 집계됐다. 같은 날 오사카 노선만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 탑승률은 99%에 달했다.
수요가 몰리며 일본 항공권 값도 폭등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003490)의 인천-도쿄를 오가는 왕복 최저가는 76만원을 훌쩍 넘는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약 2.5배 비싼 수준이다. LCC의 사장도 다르지 않다. 에어서울 최저가는 왕복 40만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가량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CC들은 일본 노선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에어부산(298690)은 오는 17일부터 부산-후쿠오카, 부산-오카사 노선을 매일 왕복 2회로 늘린다. 진에어는 공격적으로 일본 노선의 공급을 확대한다. 우선 진에어는 부산-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오는 30일부터 각각 주 7회, 주 13회 일정으로 운영한다. 오는 12월부터는 인천-삿포로와 부산-삿포로 노선도 각각 주 7회씩 복항할 예정이다.
대형항공사(FSC)도 일본 노선 공급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오사카를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주 3회 일정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020560)도 나리타 노선을 주 10회에서 12회로 증편했고, 오사카 노선을 주 10회로 기존보다 3회 올리는 등 증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이용률이 적은 지방 공항의 노선을 줄이고 일본 등 국제선에 투입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조만간 여수공항에서 하루에 1번씩 뜨던 김포와 제주 노선을 철수하기로 했다. 여수공항에서 제주항공의 이용률은 미비했던 탓에 국내선 대신 국제선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외에도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전라남도 무안공항의 김포, 제주 노선도 기존 주 3회에서 주 2회로 감소한다.
LCC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국내선과 국제선 이용객은 줄어든 반면, 항공 화물 특수도 누리지 못해 적자행진을 이어갔던 LCC들이 일본 노선 호황에 힘입어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며 “기존 국내선으로 주로 사용하던 항공기도 국제선에 투입하는 등 LCC 업계가 일본 특수를 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