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 딸 복온공주의 혼례복, 국가민속문화유산 된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복온공주가 홍잠상과 대대'
조선왕실 복식문화·궁중자수 연구 가치 높아
  • 등록 2024-08-01 오전 9:25:25

    수정 2024-08-01 오전 9:25:2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福溫公主家 紅長衫과 大帶)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 중 홍장삼의 앞면. (사진=국가유산청)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딸인 복온공주(1818~1832)의 혼례복에서 유래한 유물이다. 홍장삼은 앞과 뒤를 정교하고 아름다운 자수로 장식한 예복이고, 대대는 홍장삼을 착용할 때 가슴 부분에 두르는 폭이 좁고 긴 장식띠다. 조선 왕실에서 홍장삼은 후궁과 공주·옹주(翁主), 왕자 부인이 혼례복으로 착용했다.

복온공주는 1818년(순조18) 순조와 순원왕후 김씨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1830년(순조30) 4월 창녕위 김병주(1819~1853)와 가례(嘉禮)를 올렸다. 복온공주 가례의 준비 내용과 진행 절차 등을 기록한 ‘복온공주가례등록’(福溫公主嘉禮謄錄)에서 공주의 혼례용 예복으로 홍장삼을 준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복온공주는 2년 뒤 1832년 세상을 떠났다. 홍장삼은 김병주의 후손에게 전해져 섭성(攝盛, 신분이 낮은 사람이 혼례 때에는 신분을 초월해 최고의 옷을 입도록 허용한 것) 풍속에 따라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집안의 혼례복으로 사용됐다.

이번에 지정 예고한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왕실 기록 속 홍장삼의 실체를 보여주는 현존 유일의 예다. 조선왕실 복식문화와 궁중자수 연구에 있어 사료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 중 홍장삼의 뒷면. (사진=국가유산청)
김병주의 후손들이 혼례용으로 착용하는 과정에서 수선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 옷의 형태와 구성법, 자수 문양 등 현재 모습은 19세기 말~20세기 초 형태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래와 전승 과정이 명확하고 조선후기 공주 가례용 홍장삼의 무늬와 자수 기법, 직물 종류 등을 알 수 있어 귀중하고도 유일한 사료다.

홍장삼 앞뒷면을 장식한 아름다운 도안과 화사한 색상, 다양한 장식 기법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뤄 조형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다. 홍장삼의 부속인 대대는 오호로병문(五葫蘆甁紋, 5개의 호리병이 방사선형으로 배치된 형태의 문양) 등이 직조된 비단에 암수가 짝을 이룬 봉황문을 교대로 부금(付金, 금박을 이용해 의복 표면에 문양을 입히는 전통 공예 기술)해 장식했다. 이밖에도 화초, 과실, 보배, 나비 등 전통 문양과 색상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전통 공예 연구와 복원을 위한 실물 자료로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유산청은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 중 대대. (사진=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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