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복장에 락공연까지'…축제의 장 된 여의도 촛불파티

첫 집회신고 50명, 현재 2000여명 모여 공연 즐겨
“시위하실 분은 광화문으로” 깃발금지 등 축제로 진행
시민들 "이석기·한상균 석방 주장 등 반대해 여의도 찾아"
  • 등록 2017-10-28 오후 7:33:47

    수정 2017-10-28 오후 7:52:21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집회인 ‘촛불파티 2017’는 집회라기 보단 공연과 축제가 어울린 곳이다. 집회 참가자들이 전자 초를 들며 주최 측에서 마련한 공연에 호응하고 있다. (사진=윤여진 기자)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해 열린 촛불집회를 재현하는 1주년 기념집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지만 일부 시민들은 집회 주최 측의 청와대 행진 방침에 반발하며 여의도에서 별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화문 집회 측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하는 △반미주의 △노동·정당 인사 석방 △청와대 행진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내세웠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28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촛불파티 2017’(촛불파티)이란 이름의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24일 최초 50명 규모로 신고한 이날 촛불파티 참가자 수는 시작부터 주최 측 추산 2000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8시 20분쯤 자유한국당 당사 앞까지 행진한 후 해산한다.

이날 촛불파티는 △촛불집회 기념 영상 시청 △록(rock) 공연 관람 △시민 자유발언 청취 △‘적폐 어워드’ 대리 수상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최성 고양시장은 시민 자격으로 자유발언대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시위하실 분은 광화문으로”…축제·공연장이 된 여의도

촛불파티 주최 측은 집회가 열리기 전 세 시간 전부터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방향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며 축제와 공연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모금한 돈으로 산 샌드위치와 음료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곳곳에서 ‘다스는 누구겁니까’ ‘MB(이병박 전 대통령) 구속, 적폐 청산’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합니다’ 등의 구호를 적은 피켓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할로윈(Halloween) 의상을 입은 집회 자원봉사자들은 집회가 열리고 있는 각 지점에서 집회 중 깃발을 들어선 안 된다고 알리는 등 안내에 나섰다.

시민 김진주씨가 “지난해 막 겨울 추위가 시작될 때 사람들이 광화문을 찾았고,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며 참가자들에게 “지난해 촛불을 든 주인공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 시민”이라고 집회 시작을 알리자 참가자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무대 연사로 나선 최초 집회신고자 ‘그만 떠들자’(32·익명)씨는 “얼마 전에 백수가 돼 시간이 남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가 기념행사에 참여하려 했는데 나와는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조촐하게 모여서 촛불집회를 기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의도에 집회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시민 자유발언에 나선 경기 용인시에서 온 한 10대는 “엄마 아빠 몰래 와서 가면을 썼다”면서도 “뻔뻔한 적폐들도 얼굴을 들고 다니는데 그냥 가면을 벗겠다”고 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공연이 이어졌다. 집회 장소가 어두운 가로수 밑 인도 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클럽 분위기가 연출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집회 분위기를 즐기는 모양새였다.

28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집회 ‘촛불파티 2017’에 참여한 자신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회원이라 소개한 인천 계양구에서 온 대학생 김모(28)씨는 “시위를 할 사람은 광화문에,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은 여의도로 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윤여진 기자)
자신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회원이라 소개한 하얀 가면과 검정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스는 누구겁니까?’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온 인천 계양구에서 온 대학생 김모(28)씨는 “시위를 할 사람은 광화문에,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은 여의도로 가면 된다”며 “지난 정부와 달리 노동계를 포용하며 화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나 화살을 돌리는 촛불집회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활동 중인 이 커뮤니티는 촛불파티 참가를 주도한 곳이다.

28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집회 ‘촛불파티 2017’에 참여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온 직장인 추모(44)씨는 “광화문이 촛불집회의 메카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촛불 1주년 기념집회를 열고 참가하는데 장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윤여진 기자)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온 아내와 6살인 아들과 함께 촛불파티에 참가한 직장인 추모(44)씨는 “광화문이 촛불집회의 메카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촛불 1주년 기념집회를 열고 참가하는데 장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의 초기 청와대 행진 방침에 반대에 여의도를 찾은 추씨는 할로윈 축제 모자를 쓴 6살인 아들을 보며 “지난 겨울 촛불집회에 참가하느라 고생했다는 차원에서 아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자 이런 복장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을 빼고 나머지 촛불집회에 모두 참가했다는 경기 화성시 향남읍에서 온 직장인 고모(32)씨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을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면서 청와대로 행진을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씨는 ”특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주장하는 일부 단체가 이른바 물타기하는 광화문집회에 참여하기가 꺼려졌다”고 자신이 여의도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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