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터와 타임워너간 인수합병 승인이 국내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딜이 이뤄지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 KT와 경쟁하는 2위 사업자 합병SK브로드밴드가 출현하게 된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SK-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에 따라 차터-타임워너간 M&A에 대한 미국 규제당국의 입장에 대한 해석도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차터-타임워너 M&A로 미국내 강력한 2위 케이블사업자 출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 FCC(미연방통신위원회)가 차터와 타임워너의 인수합병 승인안에 대한 회람에 들어간 후 조만간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합병 승인안은 휠러 위원장 외에도 FCC 위원 4명이 참여해 수일 동안 검토와 수정 작업을 거칠 예정으로, WSJ은 차터가 무난히 타임워너를 인수합병할 것으로 예측했다.
차터는 지난해 타임워너 주식을 주당 195.71달러(약 21만6500원), 총 553억3000만달러(약 61조2115억원)에 매입하는 협상을 마무리지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업계 4위였던 차터는 2015년 4월 업계 6위인 브라이트하우스를 104억달러에 인수해 3위 사업자로 도약한 바 있다.
차터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미국 케이블TV 업계의 2위 사업자로 등극, 1위인 컴캐스트를 견제하는 강력한 2위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미국 케이블TV 업계 3위 사업자인 차터가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케이블TV 업계에서 컴캐스트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WSJ은 소비자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으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위기에 처한 미국 케이블TV업계가 생존을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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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다 건너 미국 규제당국의 차터와 타임워너의 인수합병 승인 분위기에 대해 한국에서 보는 평가는 엇갈린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차터도 타임워너도 한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따라서 결합에 의한 지배력 전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승인 된 것”이라며 “둘다 무선이 없기 때문에 순수한 수평적 결합이라는 점도 SK-헬로비전 인수합병과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찬 SK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2실장은 미국에서 차터와 타임워너간 인수합병이 승인되면 강력한 2위 사업자가 출현하는데, 이는 SK-헬로비전 합병 이후 상황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터와 타임워너간 합병에 대해 FCC는 초고속인터넷 경쟁 촉진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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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터-타임워너의 케이스와 달리, SK-헬로비전 인수합병은 모바일을 포함한 만큼 지배력 전이 문제를 미디어 시장으로 한정할 순 없고, 따라서 불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김형찬 실장은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소매시장 점유율이 매출액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진 점, 이동전화 포함 결합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1.1%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동전화 지배력 전이의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합판매 시장초기 결합 상품 선택비율이 올라감에도 51.1%라는 수치에 그친 것은 결합상품 구성에서의 대세는 여전히 초고속인터넷이고, 초고속인터넷 결합 1위는 KT라는 것이다.
따라서 SK-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는 결국 미디어 시장의 경쟁제한성 문제가 아니라,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경쟁상황 평가가 좌우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통신시장’과 ‘방송시장’에 대한 경쟁상황평가를 수행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결합상품시장을 하나의 별도 시장으로 보지 않아 어떤 상품을 기준으로 결합시장 점유율을 따지느냐에 따라 시장지배력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를 보였다.
KISDI는 국내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 중 초고속인터넷이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는 95.7%에 달하고, 동시에 이동전화 결합상품 가입자도 10명 중 2명이 활용할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고 밝히는데 그쳐, 현재 결합시장의 경쟁상황이 어떠하고 SK-헬로비전 인수합병 시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선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상황 인식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정책 판단에 맡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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