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뉴프론티어)`차이나 머니`를 캐는 사람들

중국주재 전문가들 "차이나 머니를 한국에 끌어들이자"
`투자유치 포럼` 구성해 연구·실천 병행 본격활동 나서
국내 분위기도 `실질적 투자유치`로 전환중..관심 고조
  • 등록 2009-09-10 오후 1:30:00

    수정 2009-09-10 오후 1:30:00

[상하이=이데일리 조용만 특파원] 금융위기를 거치며 중국이 안팎으로 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동부연안의 수출중심 경제가 서부내륙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 내수경제로의 변신을 시도중이다. 서부대개발과 서삼각경제권의 부상, 내륙성시(省市)의 두드러진 경제성장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시장개척의 기회다.  
 
밖으로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높아진 국제·경제적 위상을 근거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달라진 위상은 `G2`(미국과 중국) `차이메리카`(China+America)라는 용어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꿈틀거리며 일어서는 중국을 몸으로 겪으며 새 시장과 영역을 일궈내는 뉴 프론티어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 

 
◇ 떠오르는 중국.."원화의 일방적 투자 대상국일 순 없어"

 
2006년말, 중국 외환보유고가 마침내 1조달러를 돌파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중국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무기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과 자원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현재 보유외환은 2조달러를 넘었고, `차이나달러`는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경제대국들이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사이 화려하게 부상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한발 더 나아가 기축통화라는 목표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앞으론 미국돈이 아니라 중국돈(위안화)으로 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우리에게 중국은 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이다. 이 등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변화의 모티브는 발생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국이 언제까지나 `원화`의 일방적 투자 대상국일 수는 없다. 중국의 변화에 걸맞게 한국도 차이나 머니를 투자로 끌어들여 올 인식과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민관 합동 `투자유치 포럼`.."차이나 머니를 한국으로"  

최정식 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의 또 다른 직함은 회장님. 공식 직함은 상하이대표처 수석대표지만 민관합동의 `투자유치 포럼`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이끌면서 회장님이란 소리를 자주 듣는다. 
 
투자유치 포럼은 상하이에 주재한 공관(총영사관)과 유관기관(KOTRA), 증권사, 법무·회계·컨설팅사 등의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모임. `Made in Korea`를 중국에 파는 것 못잖게 차이나머니를 들여와 한국 금융시장과 산업, 부동산 등 각 분야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 KOTRA 중국본부에서 열린 투자유치포럼 회의. 참석자들이 상하이에서 열릴 투자유치 IR 행사와 포럼 활동 연계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모임의 계기는 금융위기였다. "지난해 말은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이었다. 이러다 또 망가지는 거 아닌가 생각하고 주위를 보니 중국이 선방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 미국과 달러주도의 시장질서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를 대체할 자본은 뭘까 생각했다. 중국에 있는 우리는 지금 뭘해야 하나라는 고민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최 변호사의 회고다. 
 
일단 현실을 파악하고, 공부부터 해보자는 마음으로 관련기관을 찾았다. 담당자가 전해준 중국의 대한국 투자 분위기는 "한국 경제와 시장에 대해서 잘 모르고, 한국에는 투자해 본 경험이 별로 없고, 간혹 투자 했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았고, 그래서 앞으로 투자할 생각도 많지는 않아 보인다"는 것. 
 
더욱 도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최 변호사는 금융사와 기업, 공관과 유관기관, 컨설팅사, 부동산업체의 전문가들을 두루 만났다. 중국의 변화를 몸으로 느껴왔던 각 분야 선수들이 의기투합 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벽앞에서 각개격파의 한계를 한두번씩은 경험한 이들. 업무와 무관치 않았고, 명분도 좋았다.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만나 공부하고, 실천 방안을 찾아보자"는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하나둘 멤버가 늘었다. 
 
지난 2월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가진 첫 모임은 김정기 총영사와 부총영사외에 경제관련 영사들도 모두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후 매달 회원사들을 돌며 투자유치의 애로점이 뭔지, 중국에 내밀 유인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실천전략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이어갔다. 
 
◇ 첫 타깃은 원저우 상인.."외곽 때리고 상하이로 가자" 
 
아이디어를 실제 행동으로 묶어내는 작업도 시작됐다. 첫번째 타깃은 `중국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원저우(溫州) 상인. 중국 대표적 상업자본에 한국투자가 어필할 수 있다면 상하이 등 대도시 자본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먹히지 않겠느냐는 판단이었다. 
 
▲ 지난 6월 원저우 상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열린 투자상담회에서 김정기 총영사가 인삿말을 하고 있다.

포럼 멤버인 김종철 상무관이 팔을 걷고 나섰다. 총영사관과 KOTRA가 시(市)정부에 공동 투자유치 행사를 제안했고, 6월에 멤버들이 몽땅 원저우로 날아갔다. 한번의 이벤트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한국 경제와 시장을 알리고 투자유치 저변을 넓히는데 민관이 합작해 첫삽을 떴다는 족적은 뚜렷이 남았다.
 
국내 분위기도 바뀌어 갔다. 발빠른 곳에선 해외투자가 가능한 중국투자자(QDII)들과 접촉, 차이나머니를 국내로 들여오기 시작했고, 시장과 언론의 관심도 높아졌다. 정부와 민간이 미국·유럽 등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잇따라 눈길을 돌리는 데서도 달라진 분위기는 감지된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장기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한국 자본시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식경제부와 KOTRA도 오는 11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중국 국부펀드(CIC), 대형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와 부동산, IT 분야에 차이나머니를 끌어들이는 투자유치 IR을 검토중이다. 
 
자본시장 설명회도 과거와 같은 국가 IR형태를 벗어나 한국의 주요산업 등 구체적인 투자대상을 소개하고, 증권·자산운용사 대표들이 중국투자기관과 1대 1로 만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실질`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 `실질` 투자유치에 포커스.."갈 길 멀지만 누군간 해야 할 일"

포럼은 바빠졌다. 중국투자유치 행사를 앞두고 자료조사나 섭외는 물론 행사 결과물들을 실제 투자, 혹은 향후 가능성 높은 투자로 연결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기 때문. 분위기가 바뀌고, 식구들이 늘어나면서 모임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존 증권사 멤버(굿모닝신한, 대신, SK)외에 우리투자증권과 한화증권이 합류했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경제와 시장 상황변화에 따라 한국 투자의 물꼬가 트인다 하더라도 중국자본 진입과 기술유출에 민감한 국민정서 등 넘어야 할 고개가 적지 않다. 최 변호사는 "1~2년안에 되는 일이 아니고, 3~4년 어쩌면 그보다 더 늦게 결실을 볼 수도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지만 지금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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