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제약사 긴급소집..유럽發 안전성 이슈 불똥튀나

유럽 리덕틸 판매중단 권고..식약청, 관련업체 긴급소집
안전성 점검 후 판매중단 여부 판단..결정시 한미약품 등 타격
  • 등록 2010-01-25 오전 11:47:29

    수정 2010-01-25 오전 11:54:31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애보트의 비만약 리덕틸이 유럽에서 판매중단됐다는 소식에 식약청도 오늘(25일) 해당제제를 판매중인 업체를 긴급 소집하는 등 안전성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판매중단을 결정할 경우 해당제제를 판매중인 한미약품(008930), 종근당(001630) 등 대형제약사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호주 및 유럽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유럽의약품안전청 "리덕틸, 위해성 큰 약물"..애보트 "동의 못해"

지난 21일 유럽의약품청(EMEA)은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 리덕틸에 대해 `유익성보다 위해성이 더 크다`는 이유로 판매중단(suspension of marketing)을 애보트에 권고했다.

2003년부터 9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카우트` 연구에서 리덕틸을 복용한 환자중 11.4%에서 심장발작 등 심장관련 위험성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가짜약(위약)을 복용한 환자는 이보다 다소 낮은 10%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EMEA는 이 연구의 최종결과가 나오는 오는 3월 판매재개 여부 등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미국 FDA는 유럽과는 달리 우선적으로 해당 의약품의 라벨에 심혈관 관련 부작용 경고를 부착하기로 하고 판매중지 여부는 3월 이후 내리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 애보트 측은 "EMEA의 조치에 동의는 하지 않지만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유럽에서의 판매를 일단 중단키로 했다.

애보트는 우선 이번 연구 대상이 리덕틸을 복용할 수 있는 환자가 아닌 심혈관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가 90% 이상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덕틸의 경우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가 1~2년 정도 복용해야 하는 약물인데 이 연구에서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6년간 복용토록 해 심혈관 부작용 발현율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실제 이 약을 처방받는 환자들과는 무관한 연구이기 때문에 이 연구만을 토대로 `위해성이 유익성보다 크다`는 결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애보트 관계자는 "이번 유럽에서의 조치는 퇴출(Withdrawal)이 아닌 판매보류(suspension of marketing)이기 때문에 이 약물이 환자에게 제공하는 유익성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한 위약군 10%와 리덕틸 복용군 11.4%의 1.4%p의 격차가 이 약물의 위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도 제기되고 있다.

시부트라민제제 비만약을 판매중인 국내사 한 관계자는 "애초에 심혈관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부작용이 위약군 대비 1.4%p 높게 나왔다는 점이 과연 이 약물의 퇴출여부를 논의할만한 수치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 식약청, 오늘 제약사 긴급 소집 `안전성 검토`

유럽발 `시부트라민제제 판매중단` 소식에 식약청도 국내에 시판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다. 국내에 판매중인 시부트라민제제 비만약은 한미약품의 슬리머, 동아제약의 슈랑커, 종근당의 실크라민 등 총 56개 품목이다.

식약청은 우선적으로 지난 22일 `반드시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제제의 처방·조제를 자제하라`는 안전성 경고를 내렸다.

또한 국내에서의 부작용 사례를 점검한 후 내일(26일) 판매중단 여부와 같은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식약청은 오늘(25일) 오후 4시 시부트라민제제를 판매중인 제약사 실무자를 모두 소집, 안전성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미국 FDA의 조치처럼 식약청이 안전성 경고를 강화하고 최종 연구결과가 나오는 3월 이후에 판매금지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연구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과 위약군과 비교시 부작용 발현율이 월등하게 높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럽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판매보류를 결정한 이후 3월 이후 판매재개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석면탤크 사태에서 비춰보듯 최근 식약청은 의약품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전격적인 판매중단이 이뤄질 경우 애보트뿐만 아니라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제약 등 상위제약사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시부트라민제제 매출 현황

의약품 조사 기관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시부트라민제제는 국내에서 총 5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애보트의 리덕틸과 한미약품의 슬리머가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형성하고 있다.
 
종근당, 대웅제약 등은 30억~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슬리머의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미약품은 식약청의 조치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슬리머에 대해 올해 1분기에는 호주, 4분기에는 유럽에서 각각 시판허가를 받고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최성원 글로벌팀 이사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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