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의 갈등에 대해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다며 한은의 ‘빅브러더(개인 정보 감시)’ 주장에 힘을 보탰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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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전금법 개정안의 일부 조항은 개인정보보호 법체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고, 사생활의 비밀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24일 밝혔다.
전금법에서 문제가 되는 구체적인 법조항은 ‘전자금융업자의 전자지급거래정보 등 제공’에 관한 부분이다. 전금법 개정안의 21조의8(침해사고 등의 정보 공유 등) 1항, 제26조(이용자예탁금의 보호)제8항 후단, 제36조의9(전자지급거래의 청산의무)제2항 후단에서는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과 제공을 제한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 18조에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을 경우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 및 제3자 제공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제18조 전체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보호법상의 이념과 원칙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목적 외 이용 및 제3자 제공 시 법적근거, 목적 및 범위 등의 공개의무 및 안전성 확보 조치의무(개인정보보호법 18조제4항 및 제5항)도 적용되지 않아 개인정보보호 법체계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개정안은 ‘이용자에 관한 정보’ 와 ‘전자지급거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대통령령에 위임해 헌법 제75조에 따른‘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제공정보에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까지 포함될 수 있어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재옥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해 신용정보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금융실명제법 등의 적용을 면제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체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며 “빅브라더 법이라는 우려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논의되어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개인정보 침해요인을 평가한다. 또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정책·제도·법령, 개인정보 처리 관련 공공기관 간의 의견조정, 개인정보 보호 법령을 해석·운용하며,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제공 제한, 개인정보 보호 법령 관련 의견제시 및 개인정보 처리 실태에 대한 개선권고, 개인정보 침해 시 시정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