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는 인체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장기로, 최종적인 암 진단을 위해 장기 깊숙한 곳의 세포에까지 도달해야 하는 조직검사 시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간단히 객담(가래)을 검사해 검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져 실제로는 주사기를 이용해 의심 부위에서 조직을 뽑아내거나 아예 절개를 통해 해당 부위의 조직을 확보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주사기를 활용하는 ‘경피적 세침흡인검사’와 ‘절개술’은 모두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침습적 검사로, 환자의 폐 깊숙이 자리 잡은 암 세포의 경우 검사가 크게 어려워지는 한계도 있었다. 또한 폐 조직이 크게 손상되거나 기흉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검사의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은 CT를 통해 확보한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폐를 3차원 지도로 구성하고, 암 세포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카테터가 최적, 최단 경로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전자기유도 패드와 위성 역할을 하는 센서 패치가 GPS처럼 정확한 위치를 따라갈 수 있도록 카테터를 추적한다. 좁은 폐기도에 도달해야 할 때는 카테터 속에서 미세 카테터가 나와 목적지까지 직접 접근할 수 있다.
새 검사법을 발견하고 직접 도입을 결정한 전상훈 원장(겸 흉부외과 교수)은 “분당서울대병원은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고통을 줄이기 위한 신기술 도입에 자원과 역량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 도입된 ENB 검사뿐만 아니라 다른 최신 의학기술의 혜택도 우리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