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건설 매각 자신 vs FI, 불만

금호-FI간 대우건설 풋백옵션 협상 `진통` 예고
대우건설 매각 실패시 계약조건 변경 `핵심이슈`

  • 등록 2009-12-04 오전 11:24:34

    수정 2009-12-04 오후 3:03:09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전략적투자자(FI)들과 체결한 대우건설(047040) 풋백옵션 계약을 변경하는 협상이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의 주요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금호그룹측은 FI들이 풋백옵션 행사시기를 약 3개월만 늦춰주면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매각협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반면 FI들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는 금호측 안일한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FI들에게 풋백옵션 권리·의무 내용을 담은 A4용지 2페이지짜리 계약서 초안을 일괄전송했다.

계약서는 FI들의 풋백옵션 청구 시점을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15일로 보름밖에 남지 않은 풋백옵션 행사일을 2월말 이후로 약 3개월 연기하되, 몇가지 주요한 사건(이벤트)이 발생하면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 풋백옵션 내년 3월로 연기 요구..비상대책 없어

구체적으로 FI는 대우건설 매각 잔금이 납부돼 매각이 완료되면 즉시 풋백옵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로 대우건설 매각협상이 결렬되도 풋백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내년 2월말까지 대우건설 M&A가 성사되지 않으면 3월1일부터 30일까지 풋백옵션을 청구하게 된다.

FI 관계자는 "계약서는 크게 대우건설 매각이 성사될 경우와 결렬될 경우 풋백옵션 행사시점을 새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M&A가 지연되더라도 3월말까지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못박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우건설 매각대금과 금호그룹이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FI들의 주식을 되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FI가 풋백옵션을 청구해도 금호측은 주식을 되살 수 있는 돈이 없다. 계약서에는 이 경우를 대비한 조항이 전혀 없다. FI가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금호가 매입해야할 할 주식은 총 4조2000억원에 이른다. 
 
◇ 금호그룹, 대우건설 매각에 `자신`

금호가 이런 계약서를 FI들에게 보낸 배경은 현재 진행중인 대우건설 매각협상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측은 FI들에게 "늦어도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일 풋백옵션 연기와 관련해 FI 설명회가 열렸을 때 이용주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무(CFO·최고재무관리자)가 강조한 점도 풋백옵션 행사시기를 조금만 미뤄주면 매각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상대책(플랜 B·원안을 대체하는 안)은 매각이 실패될 경우를 묻는 FI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금호측은 비상대책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18.6%를 FI들에게 무상으로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I 관계자는 "금호측이 불필요하게 비상대책을 일찍 공개해 회사 내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FI, 금호측 입장에 불만

하지만 대부분의 FI들은 이런 금호측 입장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풋백옵션 행사 시점을 변경할 경우 그에 따른 투자금 회수 방안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것. 
 
FI들은 특히 대우건설과 같은 대형 M&A 딜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계약 체결- 잔금 납부 등 M&A 전 과정에서 협상이 깨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대비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FI 관계자는 "금호측이 보낸 계약서 초안은 최소한 기본요건도 담고 있지 않아 공식 문서로 볼 수 없다"며 "앞으로 금호측과 계약 조건 변경을 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FI 관계자는 "매각 협상이 실패할 경우 수익률이나 기간 등 풋백옵션 조건 변경이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I들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무상으로 넘기겠다는 금호측 비상대책에 대해서는 대체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금호와 FI들간 풋백옵션 연기 협상은 채권자가 금호그룹 채권단과 대우건설 FI로 나눠져 있고, 대우건설 FI 구성도 은행, 증권사, 개인 등으로 제각각이어서 앞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FI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주식을 유동화한 경우도 있어 2006년 대우건설 인수당시 18곳이었던 FI 숫자가 현재 몇곳인지조차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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