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소비자주권)③판매직원 제대로 훈련시켜라

판매직원의 잇속보다는 고객의 이익이 우선돼야
메릴린치의 완전판매는 판매직원 훈련에서 시작
  • 등록 2006-12-07 오전 11:30:00

    수정 2006-12-14 오후 1:52:42

[뉴욕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미국에선 펀드를 판매하는 규정이 매우 엄격해요. 투자설명서는 펀드에서 발생 가능한 일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불완전판매(Mis-Selling)'도 막을 수 있구요. 여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게 아니랍니다."

뉴욕 메릴린치 본사에서 만난 로버트 자켐 전무(사진)의 말이다. 세계 3대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서 자산관리·투자상품·보험그룹 담당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자켐 전무는 재무상담사(Financial Advisor)의 역할과 책임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우선 메릴린치가 전국적으로 700개의 펀드 판매지점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1만5000명에 달하는 FA가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들 재무상담사의 선발과 양성 과정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고 했다.

예컨대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입사한 직원들은 곧바로 FA 타이틀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일단 입사를 하면 고참급 재무상담사 밑에서 1대1 '도제식(徒弟式)'으로 철저히 교육을 받는다. 최소 5년은 훈련을 받아야만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비로소 재무상담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경우엔 최근 2년래 펀드판매 자격요건이 대폭 강화됐지만, 30시간 이상의 펀드판매 교육을 이수하고 능력평가시험에만 합격하면 곧바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직원이라도 자격증만 따면 언제든 펀드를 팔 수 있는 구조다.

◇ 메릴린치 재무상담사(FA) '도제식'으로 엄격한 훈련 거쳐    

통상 경험있는 재무상담사라면 고객의 재산상태와 고객이 감내할 수 있는 투자 리스크, 여기에다 투자자가 생각하는 기대수익, 자산운용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이를 통해야만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켐 전무 역시 같은 생각이다. 이러한 까닭에 메릴린치에선 대학을 갓 졸업한 FA가 없다고 한다. 설령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메릴린치에 입사해 FA로 성공하기 위해선 자기 위치에 걸맞은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다시 거쳐야 한다고 덧붙인다.

메릴린치에선 재무상담사가 고객에게 결코 해서는 안되는 말이 있다. 우선 펀드의 안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안된다. 펀드의 미실현 잠재수익을 확정적으로 말해서도 안된다. 여기에다 과거의 실적은 보여줄 수 있지만 미래에도 반드시 그럴 것이란 확신을 심어줘서도 안된다.

이는 고객에게 투자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인지시켜야 한다는 얘기와 같다. 즉,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은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용결과에 따라 자칫 불거질 수도 있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시빗거리'를 애시당초 만들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황소가 상징인 메릴린치의 뉴욕사옥 정문
◇ 상담사가 경쟁력이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뱅가드 자산운용그룹의 상담사와 달리, 메릴린치 재무상담사들에겐 '보수(Fee)'가 따라 붙는다.

유치하는 자산규모가 크고 거래가 많을 수록 FA에게 떨어지는 인센티브도 많은 구조이다.

이 때문에 FA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빈번한 투자를 유도할 개연성은 늘 있다. 

메릴린치는 이에 따라 빈번하게 투자를 유도하는 행위를 엄격히 감시하고 있다. 시장의 등락을 이용해 단타로 투자하는 기법인 '마켓타이밍(Market timing)'이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메릴린치는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며 이를 금지하고 있다.

또 장마감 직후 그날의 종가가 알려진 후 거래함으로써 장중 투자자에 비해 기준가격에서 반사이익을 노리는 레이트 트레이딩(Late Trading)도 규제대상이다. FA는 투자자의 자금이 불법자금이 아니란 점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엔 경고나 정직, 해고까지 당한다. 

자켐 전무는 "재무상담사라면 고객이 지향하는 목표, 예를 들어 자녀의 대학자금 마련을 원하는지, 결혼이나 주택마련 자금을 필요로 하는지, 아니면 은퇴 이후 연금을 준비하려는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며 이는 메릴린치 FA들의 강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상담직원의 자질과 능력은 소비자인 투자자의 만족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메릴린치가 판매직원 훈련에 엄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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