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 지난 15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수출용 중국 자동차가 선적 대기 중이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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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기업의 정보를 인용해 중국 산업계가 EU산 돼지고기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제안은 EU에 대한 보복성 성격이 짙어보인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 보조금 조사를 앞둔 시점에 반덤핑 조사 요청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EU는 내달 초까지 중국 수출업체에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유럽 지도자들은 중국이 과잉 생산능력으로 세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함께 시장 교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유럽 순방길에 올랐지만, 과잉 생산능력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세관 당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55만톤(t) 규모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들여왔다. EU 국가 중 스페인은 38만2000t으로 EU 회원국 중 최대 수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월 유럽산 브랜디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EU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관영 매체를 통해 가장 최근에 암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환구시보는 최근 대형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요구하는 중국 자동차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과 BMW AG 등 유럽 자동차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