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섬유근육통 환자 중 일부는 만성 염증 또는 자가면역질환(염증성)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섬유근육통은 류마티스관절염·루푸스·강직성척추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염증을 수반하지 않으므로 좁은 의미의 자가면역질환은 아니다.
섬유근육통은 또 염증성 근육병 또는 근막동통증후군(근막통증증후군)과 혼동될 수 있다. 염증성 근육통은 말 그대로 근육에 염증 소견이 보인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주로 과로,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장시간 유지, 경직된 자세로 인해 근육통이 나타나는 것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통증이 근육에 국한되는 것에 반해 섬유근육통은 근육을 포함한 신체 여러 부위에 광범위하게 통증을 유발하는 게 다르다.
섬유근육통은 전체 인구 1~4%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지만 조직손상, 염증 같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여성은 남성보다 이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7배 높다. 젊은층 또는 중년층에서 흔히 발생하고, 소아청소년에서는 드물며, 노인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다.
섬유근육통은 초기 발병 때에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섬유근육통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통증에 대한 예민성이 과도해져 방치할 경우 지속적으로 환자를 성가시게 괴롭힌다”며 “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과로 및 스트레스, 모자란 수면시간의 양에 비례해 증상의 강도가 세지기보다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대처능력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즉 스트레스에 예민한 사람일수록 이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심영기 원장은 “섬유근육통은 다른 유사질환과 감별하는 게 어려워 조기 진단이 용이하지 않은 질환”이라며 “특히 원인 모를 통증이 지속되면서 신경이 예민해지고 우울증, 불안감 등 정신 증상이 동반돼 이를 명석하게 가려내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섬유근육통의 일반적인 치료는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 독세핀(doxepin), 플루옥세틴(fluoxetine), 파록세틴(paroxetine), 둘록세틴(duloxetine) 같은 항우울제 △섬유근육통 겸 말초·중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인 프레가발린(pregabalin), 섬유근육통 겸 항우울제인 밀나시프란(milnacipran) 등을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약제에 대한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실제로는 그리 높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는 약간 도움이 되고, 스테로이드나 마약성진통제는 거의 효과가 없어 사용하지 않는다. 만약 단순 근육관절통으로 오인하고 스테로이드를 오남용할 경우 근육, 인대, 힘줄 등이 약화되고 통증 및 염증에 대한 자가조절능력을 상실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 원장은 “섬유근육통은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첨단 영상장비로 진단될 성질의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의사가 촉진과 초음파검사를 통해 뼈와 근육의 유의미한 변화를 포착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를 18개 부위로 구분해 이 중 11군데 이상에서 유의한 압통을 호소하면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일반인이 여간해선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부위에서 예민하게 통증이 감지되는 게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독요법(디톡스), 혈액순환 개선 및 독소가 빠져나간 곳을 비타민·미네랄 등 영양물질로 채워주기 위한 정맥영양주사요법(IVNT)을 병행하면 치료효과가 상승한다. 이들 요법은 유해물질의 해독, 만성피로·운동으로 인한 근육통 해소, 스트레스·불면증 완화 등에 도움을 준다.
심 원장은 “모자란 영양소를 타액검사 또는 모발검사를 통해 파악한 다음 경구섭취가 아닌, 정맥주사를 통해 영양물질을 공급해주면 섬유근육통을 유발한 독소에 의해 기능이 저하된 소화기관이나 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하는 부위에 흡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독 해소 및 원상 회복 효과가 앞당겨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