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달 가까이 일일 1000~2000명대로 꺾이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보다 빚투(빚을 내 투자)를 통한 집값 등 자산가격 거품이 더 큰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판단이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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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6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 0.75%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달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낸 고승범 전 금통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총재를 포함한 6명의 위원만 참석했으나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금통위원 6명이 회의를 한 것은 금통위 당연직 위원인 부총재가 공석이었던 201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이뤄졌다. 2014년 4월부터 시작된 이주열 총재 8년 임기 중 2017년 11월, 2018년 11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이다. 한은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작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2019년 7월, 10월, 작년 3월, 5월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상 최저 기준금리인 0.5% 수준에선 벗어나게 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보다 빚투, 자산가격 거품 우려가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6일부터 1000명대를 기록한 이후 50일 넘게 1000~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화, 연장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도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진 않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지난 달 온라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45.9% 증가, 3월 이후 5개월 연속 40% 중후반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7.9% 증가, 5월(5.5%), 6월(7.6%)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취약계층 10만원 지급 등을 시작으로 34조9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집행되고 있고 이달 들어 20일까지 누적 수출액도 1년 전 대비 40.9% 증가하며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빚투·집값 파이터로 변신한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빚투, 자산가격 거품을 억제하기 위해선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으론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달 “(금리를) 0.25%포인트, 0.5%포인트만을 올려서는 금융불균형(빚투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이 반복해 일어나는 현상)을 해소할 수 없다”며 “내년, 후년까지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거기에 맞춰 금리를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주열 총재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말까지 추가로 한 두 번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인상을 포함해 내년 초까지 총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에 추가적으로 1회 인상 가능성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