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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4일 아내 김혜경씨의 트위터 ‘혜경궁 김씨’ 계정주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올린 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이 정치권에 파장을 낳았다.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까지 끌어들인 이 지사의 승부수에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고, 이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야권에선 너도나도 관전평을 쏟아냈다.
불지핀 이재명, 버티기…당 일각선 “자진탈당” “제명” 언급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내용을 잘 모른다”고 언급을 자제했지만, 민주당은 술렁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26일 이 지사의 이 언급을 두고 “2012년 처음 제기돼 5년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우려먹은 소재”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면 정말 그 의도가 뭔지 정말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 원내대표는 28일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이 지사를 출당시키고, 혐의를 벗으면 다시 들이면 되지 않느냐는 요구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일견 타당성이 있다”고 동조하기도 했다.
이철희 의원도 25일 “이재명 지사가 억울하다고 할지라도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맞다”고 이 지사에 자진탈당을 촉구했다. 이종걸 의원도 “무죄 추정 원칙으로 재판 결과가 나온 후 조치를 취하는 방법으로는 정쟁만 장기화·격화된다”며 “당이 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의 선제적 조치를 요구했다.
야권선 “반문선언” “막장드라마” “판도라 상자 열렸다”
한국당 등 야권에선 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여권 갈등에 혹평이 잇따랐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26일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며 “내분으로 문 정권도 박근혜 정권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재명의혹진상규명특위를 꾸린 바른미래당 역시 가세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지사가 반문 선언을 한 것”이라고 한 뒤, “(이 지사가) 뭔가 쥐고 있지 않으면 저 패를 던질 수 없다”고 정권과 이 지사간 빅딜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언주 의원은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며 “혜경궁 김씨가 제기한 문준용 특혜취업이 허위인지 아닌지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준용씨 언급은 이 지사가) ‘나를 제명해달라’는 도전” “이 지사 문제로 권력 투쟁이 시작되는 건 레임덕 현상”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 지사로서는 ‘나를 제명해봐라’ 그리고 또 민주당 일부에서는 ‘제발 좀 탈당해줘라’ 이런 것들이 권력투쟁”이라며 “이 지사가 결단해야 한다”고 이 지사 자진탈당론에 무게를 실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집권 초기에 여권 내부에서 이런 식의 권력 투쟁 양상이 벌어지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누구를 시켜서 하든 직접 하든 어떻게든 권력 투쟁 양상은 빨리 수습을 하지 않고 대통령 성격상 그냥 두면 대통령 리더십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