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구축된 첨단통신망(LTE-R), 재난망 되면 소방관·경찰도 이용

세계최초 LTE-R구축한 부산교통공사 갔더니
첨단 통신망으로 응급시 실시간 현장상황 공유
장비관리 등에서도 효율성 높여
재난망과 연결되면 효과 커져.. 국산 장비 생태계에도 도움
  • 등록 2018-09-30 오후 4:37:09

    수정 2018-09-30 오후 6:25:30

[부산=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부산 지하철 1호선에 아날로그 통신을 걷어내고 4G기반 철도무선통신망(LTE-R)이 구축된지 1년이 지났다. 2017년 7월 운영을 시작했는데 무엇이 변했을까. 지난 28일 부산 범내골역 종합관제센터와 노포역 차량기지를 찾았다.

기존에는 기관사나 역무원이 아날로그 통신망(VHF)에서 무전기로 교신했지만 LTE-R이 구축되면서 음성뿐 아니라 데이터, 동영상까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정보를 나눈다. 1:1로 했던 통신도 기관사가 다른 기관사들에게, 다른 역사 역무원과 관제실까지 통신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최대 999명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산교통공사(3층 운행관제센터)에서 종합관제센터 이광남 소장이 LTE-R 무전단말을 통해 열차내부 객실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철도 첨단통신망으로 응급시 현장상황 공유..효율성도 높여


이런 기능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 화재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유용하다. 한꺼번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해 일관된 구조체계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승객의 안전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LTE-R cell 이종형 매니저가 부산도시철도 노포역 근처 차량기지에서 LTE-R 무전단말을 활용해 역사 내 긴급 방송을 시연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김성대 기관사는 “운행 중 응급환자가 발행하면 열차를 멈추고 돌봐야 했지만 이젠 관제실에 있는 단말기로 환자를 살피면서 전체 객실에 안내 방송을 하고 양해를 구할 수 있다. 다른 승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지하철 1호선 기관실에는 스마트폰 형태의 단말기가 비치돼 있는데 승객이 비상버튼을 누르면 기관사 단말기와 중앙 관제실에 객실내 CCTV가 보여지고 환자의 상태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다음 역의 역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엠블런스를 준비하게 할 수도 있다.

부산교통공사 정만수 통신설비관제팀장은 “LTE-R이후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잘 모르는 직원이 해당 설비를 찍어 동영상으로 보내면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로부터 코칭받아 처리한다. 음성만 했을 때보다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같은 장점을 인정해 지난 1월, 국토교통부는 2027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전 노선에 LTE-R을 도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철도까지 포함하면 2조원 규모다.

부산교통공사는 세계최초로 LTE-R을 구축했는데 SK텔레콤과 협업했다. 주파수 대역도 없을 때였고 지상파 초고화질(UHD)방송과의 주파수 혼신 우려도 있었지만 극복했다. SK텔레콤은 부산지하철 1호선외에도 김포도시철도,대구선 등 3개 사업, 서울 하남선을 수주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부산교통공사 통신설비관제팀 정만수 팀장
재난망과 연결되면 효과 커져…철도 정보화, 국산 장비 생태계에도 도움

LTE-R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10월 중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때문이기도 하다. 철도무선통신망(LTE-R)과 재난망(PS-LTE)는 같은 주파수 대역(700MHz)을 쓰기에 역사에 재난망 단말기를 가진 소방관이나 경찰 등이 진입해도 문제없이 통신할 수 있다. 결코 발행해선 안 되지만 지하철이나 철도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활한 공조가 가능한 것이다.

SK텔레콤 구민우 LTE-R셀 팀장은 “철도망과 재난망은 모두 3GPP의 표준에 따라 구축돼 특정 장비업체나 구축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연동된다”면서도 “단, 누가 더 최적화된 품질로 끌어올리느냐의 차이는 있다. SK텔레콤은 LTE-R을 처음 상용화했고 공공망 연동 표준화도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SKT 구민우 팀장
철도의 첨단통신망(LTE-R)은 철도산업의 정보화에도 기여한다. 부산교통공사 이광남 종합관제소장은 “역사내 온습도·미세먼지 센서,레일온도센서 등 사물인터넷까지 통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TE-R 상용화로 사이버텔브릿지, 유엔젤 등 중소 업체 시장도 커졌다. VHF나 TRS때에는 모토로라 등 외국 업체 의존도가 컸지만, LTE-R은 대부분 교환기는 삼성장비, 특화단말기는 사이버텔브릿지과 에이엠텔레콤, 무선인터넷솔루션은 유엔젤 등 국내 업체들이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경찰, 소방, 해경 등의 통신망을 통합한 재난안전통신망 본사업을 발주,다음 달 5일 입찰을 마감한다. 총사업비 1조7000억원 규모로 이중 9000억원 규모인 통신망 구축·운영에 통신3사가 모두 참여한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제안서를 접수한 뒤 기술력과 가격 등을 검토해 사업구역(A·B·C)별 사업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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