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233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혁신 특구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의 시행을 통해 신기술을 활용한 모든 실증이 가능해지고 국경과 공간을 초월하는 실증환경도 구축될 전망이다.
오는 27년까지 AI, 모빌리티, 바이오 등 딥테크 유니콘 10개를 육성한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역량 있는 다수 중소기업이 존재하며 제도 정비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첨단 분야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대학·연구소와 글로벌 기업까지 참여하는 혁신 클러스터를 올해 2~3개 시범 조성 후, 2027년까지 권역별로 10개의 특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을 계기로 미국 혁신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글로벌 혁신 특구에서는 명시적으로 열거된 제한 또는 금지사항을 제외한 신기술을 활용한 모든 실증이 가능하다. 신제품의 기준·규격·요건 등이 없거나 현행 법령의 적용이 부적합해도 실증이 허용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 수준은 선진국 중심의 해외 기준이 우선 적용된다.
중기부는 글로벌 혁신 특구가 지정되면 해당 분야와 관련한 법령 등을 바탕으로 금지 목록을 작성한 후 규제 소관 부처가 제시하는 추가적인 규제 면제·유예 조치를 반영해 적용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글로벌 인증기관 유엘 솔루션과 협력해 전반적인 첨단분야 스타트업의 미국 실증과 기술혁신을 지원한다.
유전자치료제 등의 첨단 바이오 분야는 국제협력에 기반해 해외 비임상·임상,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및 공동연구를 지원한다. ‘K-바이오 랩허브’와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 간 업무협약(MOU)에 이어 올해 안에 일본의 ‘쇼난바이오헬스이노베이션파크’와도 MOU를 체결해 한·미·일 바이오클러스터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수출 맞춤형 해외 인증 지원도 추진된다. 국내 최초로 UL(미국), CE(유럽)의 해외 인증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인증지원 센터를 구축하고 제품 기획 단계부터 성능 검증, 시험·검사까지 해외 인증기관이 직접 컨설팅한다.
또 국내 기준이 없는 경우 UL, CE 인증 등 해외 인증을 획득해 안전성과 성능을 입증하면 임시 허가를 즉시 부여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혁신기업의 신속한 사업화를 지원한다.
첨단 제품을 안심하고 개발하는 신산업 전용 보험도 신설된다. 국내외 보험사와 함께 해외사업화까지 무과실책임 보장과 기술과 보험의 연계를 강화해 성능과 안정성에 따라 객관적인 리스크 평가기법을 마련, 신산업 보험요율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실증부터 사업화까지 글로벌 기준에 맞는 한국형 혁신클러스터인 글로벌 혁신 특구를 조성해 미래세대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도전을 지원하는 기회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은 “네거티브 규제 국내 최초 시행은 젊고 창의적인 한국의 첨단 기술 인력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규제 때문에 뒤처지거나 역차별 당하지 않도록 정부기관이 힘을 합쳐 관련 법과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현재 신사업을 시도하는 기업이 겪고 있는 실증을 비롯한 많은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방안”이라며 “해외 진출을 고려한 글로벌 스케일업 패키지도 기업의 성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첨단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규제로 인해 혁신이 지체되지 않도록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중기부는 글로벌 혁신 특구를 통해 규제를 혁신하고 우리 기업이 해외에 나가서 경쟁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