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달까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7개월 연속 이어졌고 무역적자 상황도 14개월째 지속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수출기업에 대한 총력 지원체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지난 4월 무역적자가 2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액(496억2000만달러)로 14.2% 줄었으나 수입액(522억3000만달러) 역시 13.3% 줄어든 영향이다. 월별 수입액이 전년대비 두자릿수 이상 줄어든 건 지난 2020년 8월 이후 2년8개월만에 처음이다.
국제 에너지값 하락 여파다. 한국 최대 수입품목인 원유 4월 수입액은 67억달러로 1년 전보다 30.1% 줄었다. 가스(25억6000만달러)와 석탄(16억7000만달러), 석유제품(15억2000만달러) 수입액도 각각 15.5%, 21.1%, 39.0% 줄었다. 이들 4대 에너지원 수입액 합산만으로도 지난해 172억3000만달러에서 124억5000만달러로 47억8000만달러(-27.7%) 줄어든 것이다. 원유·가스 국내 도입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두바이유)는 같은 기간 배럴당 102.8달러에서 83.4달러로 18.8% 내렸다.
이에 힘입어 한국 무역적자는 지난해 6월(24억7000만달러)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적었다. 추세적으로도 올 1월 월간 역대 최대 폭 적자(125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으로 빠르게 줄었다.
|
수출 부진도 이어졌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줄었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4월에도 전년대비 41.0% 줄어든 63억8000만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한국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국제시세가 글로벌 경기둔화와 맞물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4월 평균 3.41달러에서 올 1~3월 1.81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4월에도 1.45달러로 추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액이 61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0.3% 늘어나며 선전했으나 반도체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석유화학(38억1000만달러·23.8%↓), 석유제품(37억6000만달러·27.3%↓), 철강(30억달러·10.7%↓) 등 다른 주요 품목 수출액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91억8000만달러)과 아세안(83억달러) 수출액도 전년대비 각각 4.4%, 26.3% 줄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유럽연합(EU, 60억9000만달러·9.9%↑)과 중동(16억5000만달러·30.7%↑) 수출이 늘었으나 중국·아세안 지역의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정부와 업계는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 등에 따라 3분기 이후엔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하반기 이후 수출 플러스 전환과 무역흑자 전환을 꾀한다. 국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국제시장 D램 공급초과율이 2분기 6.5%에서 3분기 마이너스(-) 4.8%로 전환하고 4분기엔 -9.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국제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가격도 반등하리란 것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수출 회복과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조기에 이루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론 중국을 중심으로 유망 품목 마케팅 지원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론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