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韓 제조업 근로자…노년층, 처음으로 청년층 추월

지난해 60세 이상 제조업 취업자 60만명
20대 이하는 55만 명…"고령화에 제조업 기피"
청년층 숙박·음식점업에 가장 많이 취업
"제조업 급격한 고령화에 생산성 저하 우려도"
  • 등록 2024-01-14 오후 3:34:19

    수정 2024-01-14 오후 7:22:10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해 60대 이상 노년층 제조업 취업자 수가 처음으로 청년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청년의 제조업 기피 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같은기간 청년층이 가장 많이 취업한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4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가운데 60세 이상은 전년보다 5만1000명 늘어난 5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는 전년보다 3만3000명 줄어든 55만5000명으로 나타나, 60세 이상보다 4만4000명 적었다. 제조업에서 60세 이상 취업자가 10∼20대보다 많은 건 2014년 산업 분류 개편 이후 작년이 처음이다.

최근 연령대별 제조업 취업자 수 변화를 살펴보면 50대 이상은 늘어나지만 40대 이하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014년 23만1000명에서 작년 59만9000명으로 36만8000명 급증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5.2%에서 2021년 10%를 넘더니 지난해는 13.4%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퇴직하지 않고 계속 일하려는 욕구 등으로 일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층의 제조업 현장 기피 현상으로 신규 직원 채용이 어려워지면서 기존에 일하던 근로자가 고령층이 돼 계속 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0세 이상은 제조업 분야 중에서도 주로 식료품 제조업이나 기타 기계·장비, 금속 가공제품 등에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0대도 2014년 103만6000명에서 작년 108만4000명으로 4만8000명 늘었다. 30대는 2014년 124만7000명에서 작년 105만7000명으로 19만명 감소했다. 40대도 9년 새 15만4000명 줄어 작년 116만5000명을 기록했다. 20대 이하는 2014년 62만5000명에서 작년 55만5000명으로 7만명 감소했다.

청년들이 제조업 대신 취업한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나타났다. 작년 20대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57만4000명으로 제조업 취업자(54만5000명)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4년 40만2000명이었던 20대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019년 52만8000명을 기록하며 5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57만4000명을 기록했다. 과거에 비해 서비스업 시장 규모가 커져 청년층 제조업 취업이 줄었다고 정부 측은 분석했다.

한국의 제조업 고령화 속도가 미국, 일본과 비교해 빨라 경쟁력이 약화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21년 43.0세로, 2011년(39.2세)보다 3.8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일본은 41.6세에서 43.1세로 1.5세 증가, 미국은 44.1세에서 44.2세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협회 관계자는 “제조업 근로자의 급격한 고령화는 우리 경제의 노동생산성 저하 및 수익-비용 구조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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