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LG전자와 한화그룹도 충전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은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과 함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기업 충전사업 잇따라 진출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전력 솔루션업체인 LS그룹은 이달 중 전기차(EV) 충전 법인을 자회사로 설립한 뒤 충전 시장에 진출한다. 그룹 지주사인 ㈜LS는 계열사인 E1과 함께 각각 50대 50으로 출연해 ‘LS E-Link’(이하 LS이링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LS그룹은 LS이링크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그룹 내 전기차 충전 분야 사업 역량을 집결하고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LS그룹은 LS전선·LS일렉트릭 등 전기·전력 분야 국내 1위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E1은 가스 충전소 인프라 및 운영 노하우가 있는 만큼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롯데그룹·KB자산운용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기로 협약을 맺었다. 현대차와 롯데는 각각 전국 도심의 영업지점과 유통시설 등 사업장을 충전기 설치 부지로 제공하고, KB자산운용은 인프라펀드를 조성해 전기차 충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신세계그룹의 정보기술(IT)서비스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도 전기차 충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지난해 국내 1위 주차관제시스템 전문기업인 아마노코리아와 손을 잡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기업인 SK시그넷과도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아마노코리아가 보유한 주차장에 SK시그넷으로부터 공급받은 급속 및 완속 충전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를 넘어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기업도 있다. SK E&S는 지난달 미국 전기차 충전기업인 에버차지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 전기차 충전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차지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뿐만 아니라 충전소 운영 사업까지 하는 기업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에서 약 46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운영 중에 있다.
‘충전사업이 먹거리가 된다’는 판단에 새로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곳도 여럿이다. (주)한화는 올해 초 ‘모티브’와 ‘전기차’(EV) 의미를 담은 ‘한화모티브’(Hanwha Motiev) 사명을 상표로 출원하고 도메인 등록을 마쳤다. 이는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을 위한 초읽기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 충전사업 관련 연구·개발(R&D)을 지속해온 LG전자도 최근 충전 사업 관련 경력사원 모집에 나서면서 사업화가 목전에 왔다는 평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매년 급증하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에 따라 충전 인프라 사업도 폭발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누적 전기차 수는 23만 1443대다. 이는 전년(13만 4962대) 대비 71.5% 증가한 수치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보면 국내 등록된 자동차(2501만 5291대) 중 전기차 비중은 0.96%(24만 1182대)다. 대략 100대 중 한 대가 전기차인 셈이다.
특히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 113만대, 충전기 51만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충전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충전사업은 충전기 제조, 충전소 운영(CPO), 그리고 충전 네트워크 운영으로 구분하나 최근 영역을 넘나드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2025년 이전까지는 충전 시장의 생존 게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