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영운 PD] 25일 오전 9시20분께 서울시청 도서관 앞, 세월호에서 3년만에 유골이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의 ‘이별식’이 소박하게 치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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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윤양 어머니 박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러분들 덕분에 세월호를 인양해서 다윤이와 은화를 먼저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목포신항에서 떨고 있는 남겨진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유해를) 다 찾을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고, 은화양 어머니 이씨 또한 눈물을 흘리며 “많은 국민이 함께 울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은화와 다윤이를 먼저 보내줄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은화양 아버지 조남성씨 역시 “아직 신항에서 유해를 찾지 못한 다른 가족들이 뼈 한 점이라도 찾아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입을 모으며 시민들의 도움과 관심을 당부했다.
이별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년6개월간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은화·다윤양의 어머니·아버지·친척과 국민 모두가 고통을 겪었다”며 “그래도 다윤이와 은화가 돌아왔고 어머님들이 원하시던 대로 예쁘게 보내드릴 수 있게 됐으니 이제 고통에서 헤어나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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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부터 현관까지의 길에는 단원고 재학생 200여명이 양 옆으로 도열해 3년만에 돌아온 두 선배를 추모 메시지가 적인 종이와 묵념으로 맞았다.
은화·다윤양의 영정은 3층 2학년 교실로 향했고 두 딸의 마지막 등교를 지켜보던 어머니 이씨와 박씨는 딸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11시38분께 유족들이 1층으로 내려오자 단원고 재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별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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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윤양 어머니 박씨는 “다윤이는 엄마를 많이 사랑했다. 내가 다윤이를 사랑한 것보다 다윤이는 엄마를 더 많이 사랑해줬다”며 “엄마, 아빠는 목숨보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다윤이 가는 길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울먹이며 “다윤아, 다윤아 사랑해. 너가 좋아하는 학교에 왔어. 엄마는 너 보내는게 싫은 데, 다윤아 미안하다”고 외쳤다.
단원고 재학생들은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흐느꼈고, 학생대표 1명이 학생들이 쓴 ‘선배님의 죽음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돌아와줘 감사합니다’ 등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별식이 끝난 뒤 유족들은 낮 12시께 수원연화장으로 이동, 오후 3시8분께 화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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