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상륙..콘텐츠·유료방송 업계 '희비'

美 최대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 내년초 한국 진출
고객 뺏길 수 있는 유료방송 업계 우려
시장 커진 콘텐츠 업계엔 기회
  • 등록 2015-12-05 오전 11:45:39

    수정 2015-12-06 오전 8:31:36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얼마 남지 않은 올해가 지나고 새해가 밝으면 곧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등장한다. 이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 업계와 콘텐츠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9월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2015) 개막식에서 내년 초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올해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공략에 들어간 것이다.

넷플릭스는 2000여개의 TV프로그램과 9000여편의 영화 콘테츠를 보유한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다. 전 세계 가입자 수가 6500만명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며, 미국 전체 TV시청 가구의 36%가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서비스는 월 구독료를 받고 스마트폰과 TV·PC 등으로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CATV와 IPTV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 때문에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이른바 ‘코드커팅(Cord-Cutting)’이 발생할 것이 대해 우려하고 있다. 코드커팅이란 유료 케이블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즉 가입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TV가 아닌 모바일 등 휴대기기로 동영상을 보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기반의 미디어 산업의 성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1인가구 증가 등 트렌드 변화로 인해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도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방송 시장의 특성상 넷플릭스는 유료방송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의 가격 경쟁력과 시장 환경이 넷플릭스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드커티은 유료방송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북미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고,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는 IPTV나 CATV의 월정액 VOD 상품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넷플릭스가 성공을 거둔 지역은 대부분 영어권 국가로, 국내에서 미국 드라마 등은 아직 틈새시장에 불과하며 이미 이를 시청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료방송 시장에는 우려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콘텐츠 업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하나 더 생기기 때문에 나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넷플릭스가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과 대만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CJ E&M(130960)SBS(034120) 등 국내 콘텐츠 업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양승우 연구원은 “유튜브가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기반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무료 플랫폼이라면 넷플릭스는 드라마와 영화 같은 콘텐츠를 유료 기반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넷플릭스가 아시아 국가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깨닫게 된다면 CJ E&M과 SBS와 같은 국내 콘텐츠 업체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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