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상장시킨 이후 삼성전자(가칭 삼성전자 홀딩스) 또는 삼성물산(가칭 삼성물산 홀딩스), 또는 이들 3사와 합병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3남매가 삼성에버랜드 외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그룹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에버랜드+삼성전자 지주회사’의 합병 법인과 삼성물산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인 뒤 양사가 합병한 이후 삼성생명 지분을 40% 소유한 금융지주회사를 수평분할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이 회장 일가는 금융지주사와 비금융지주사를 동시에 소유하면서 금산분리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분할 기정사실화…사업부문별 분사도 가능성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CLSA증권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1년6개월 안에 지주회사와 영업회사로 분리될 가능성이 5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가 일반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 등 2개로 나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반지주회사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 등 각 사업부분 별로 분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삼성전자의 분할은 주주 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인 반도체, TV, 휴대폰 등 사업부별로 회사가 만들어지면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를 결정하는 데 기존의 다른 사업부 실적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일 삼성SDI와 제일모직 자사주, 삼성카드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 등 총 670만여주(6562억 원)를 매입한 점도 전자계열사에 대한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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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작업의 마지막인 건설업의 정리의 중심에 있다.
남은 부분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에버랜드, 삼성엔지니어링 등으로 흩어져 있는 건설사업의 교통정리였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그룹 내 건설사업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4.06%)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물산과 합병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도 삼성에버랜드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갖게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많은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과 에버랜드가 합병하면 이 부회장은 합병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 계열사 전반을 장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 3남매 모두 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계열분리도 좀 더 쉬워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삼성물산의 변화가 향후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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