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아이폰5S를 사용해 본 지인의 푸념이다. 그는 누구 못지 않은 ‘애플빠’였지만 아이폰 새 버전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주요 외신들도 지난달 아이폰의 새 버전 출시 후 ‘잡스의 영혼이 2년 정도만 머물렀다’며 혹평을 내놓았다.
호사가들의 입방아 속에도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5S·5C는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경신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추락하던 주가는 신제품 출시 후 5%나 뛰었다. 비판자들의 논리대로 아이폰5S는 새로울 게 없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이는 애플이 이룬 혁신이 단순히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소프트웨어(SW), 플랫폼 등에 이미 굳건히 생활 속에 자리 잡아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아이폰을 아이폰일 수 있게끔 하는 요소는 매끈한 디자인과 OS와 합치돼 편리한 사용자 환경 등이 다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바탕을 이루는 ‘기간 시설’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구글이 모토노라를,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도 노키아를 인수한 사실을 보면 SW를 중심에 두고 하드웨어를 생각하는 애플의 혁신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IT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에서 이룰 혁신은 거의 다 이뤄졌다고 본다. 앞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및 사물통신,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미답지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때마침 이번 주말(10월5일)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두고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잡스 사망 2주기를 맞아 매킨토시부터 아이폰까지 이어진 그의 혁신 이력을 더듬어 보고 ‘온고지신’을 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