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5년]세계 주가 오르고 그림자금융 우려 커지고

MSCI세계지수, 금융위기 전보다 20% 이상 올라
고위험 자산 잔액도 61% 감소..금융시스템 안정
규제 사각지대 '그림자금융' 등 새로운 우려 부상
  • 등록 2013-09-15 오후 5:40:41

    수정 2013-09-15 오후 6:40:54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당시 세계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후 5년 동안 금융시스템은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로운 시장 리스크로 그림자금융(섀도뱅킹)이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그림자금융을 통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과 그러한 금융기관들 사이의 거래를 가리키는 용어다.

세계 주가 평균, 금융위기 당시보다 20% 올라

세계의 주가 동향을 나타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세계지수는 지난 11일 약 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20% 이상 웃돌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리먼 사태 5년간 세계 주요 주가지수 등락률(세계 평균은 MSCI세계지수 적용,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이는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본 주식시장 역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랠리를 지속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일과 한국 주가지수의 오름세는 오히려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는다.

MSCI 지수는 금융 위기 직후 40% 이상 떨어졌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QE) 정책을 도입하고 중국이 4조 위안(약 710조원) 규모의 대형 경기 부양책을 가동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1월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이후 유럽 채무 위기 파고를 극복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대규모 재정투입이 과잉 설비투자로 이어져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 역시 최근 미 연준의 QE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성적이 신통치 않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이 맡았던 경제 견인차 역할이 선진국들로 다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융시스템 안정됐지만 ‘그림자금융’ 주의해야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16개 금융기관이 보유한 고위험 자산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세계 주요 금융기관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환금성이 부족하고 시가를 평가하기 어려운 고위험(레벨3) 자산 잔액은 지난 6월말 4716억달러(약 512조4000억원)로 5년전 1조2047억달러에 비해 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그림자금융 자산 규모(단위: 조달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그러나 법의 통제를 받지 않는 그림자금융이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세계 그림자금융 잔액은 60조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 2011년까지의 통계가 가장 최신 자료일 정도로 실태 파악이 어렵다.

최근에는 중국의 그림자금융 성장이 신용팽창 우려를 낳자 중국 정부가 규제에 나서면서 신용경색 위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리먼 사태 이후 대형 은행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림자금융 확산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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