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체코 원자력발전소(원전) 2기 건설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발주사인 체코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와 계약 내용 조율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24조원으로 추산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앞두고 한-체코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내년 3월 최종 계약에 이를지 관심을 끈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총리실 회의실에서 대통령특사단 체코총리 예방계기로 요젭 시켈라(Jozef Sikela)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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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는 지난 24일 EDUⅡ와 협상 착수회의를 열었다. 체코 정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일주일 만이다.
팀코리아는 지난 22일 분야별 전문가 60여 명으로 이뤄진 협상전담반(TF)를 신설하며 체코와의 최종협상을 발 빠르게 준비해 왔다. 체코 정부의 선택으로 15년 만의 한국형 원전 수출이 9부 넘기는 했으나 내년 초 최종 계약에 이르려면 실제 계약금 산정부터 자금 조달 방안까지 세부 조건을 조율해야 한다.
협상 주체는 한수원-EDUⅡ이지만 국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을 비롯한 특사단을 체코에 파견해 감사와 향후 협력 방안 등을 담은 친서를 페트로 피알라 총리에 전달하고, 요젭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 등과 면담했다.
산업부는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최남호 제2차관 주재로 제5차 원전수출전략추진위원회를 열고 관계부처·기관 등과 함께 체코 원전사업 후속 조치를 점검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가장 중요한 최종 계약을 위해 정부도 당국 간 핫라인을 개설해 협상을 밀착 지원하는 동시에 이번 성과가 제3~4의 K원전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망 수출국과의 협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체코 입성을 계기로 영국, 이탈리아 등 대유럽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친다. 신규원전 건설을 고려 중인 아시아·아프리카 신흥국과 일찌감치 K원전 진출 환경을 조성하고 한국형 원전 외 원전 기자재 수출 노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K원전산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연내 2050 중장기 원전산업 로드맵 수립도 추진한다. 하반기 중 국회를 통해 원전산업 지원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회의를 주재한 최남호 차관은 참석자들에게 “원전 생태계 복원을 완성시키고 대한민국 원전산업이 수출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 부처·기관이 팀코리아 정신으로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