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효과'는 아직…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 속도내야"

[전문가 진단]
서지용 "하반기 감산효과 나타나며 실적개선 기대"
김용석 "HBM3·DDR5 등 고부가 메모리제품 전환"
강성수 "반도체시장 반등 관건은 中경기 정상화"
이규복 "메모리 낙폭 줄이려면 시스템반도체 키워야"
  • 등록 2023-07-09 오후 5:45:11

    수정 2023-07-09 오후 7:07:58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김응열 기자]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지난 분기에 이어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영업익을 낸 것이 실적 개선의 시그널이라는 평가와 함께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메모리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는 데다 AI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와 불황 돌파의 해답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가 제시되고 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삼성 반도체, 감산효과 힘입어 하반기 반등하나

올해 2분기 삼성전자(005930)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 관련 업계와 학계에선 희망을 봤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영업익 전망치(2818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인 6000억원 상당 영업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2분기 메모리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해석 가능하며 오는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등 국내 메모리 제조기업의 강점인 HBM3과 DDR5 제품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바닥을 지나 3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도 “하반기에 메모리 재고 소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반도체사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전체 사업에서 반도체 비중이 큰 만큼 이같은 실적 반등이 전사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익은 전체 실적에서 60~70%를 차지한다. 그는 이어 “최소한 지난 1분기보다는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도 점쳤다.

이규복 반도체공학회장도 3분기 내 실적 개선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그는 “2분기 영업익이 예상보다 선방한 것이 이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감산 효과도 기대되며 반도체 업계 내부에서 AI와 데이터센터용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말 감산을 공식화한 만큼 3분기에는 감산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웨이퍼 투입에서 메모리 칩 생산까지 3개월 정도 걸리기에 실제 감산 효과는 3∼6개월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에 고객과 파트너 1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메모리, 내년에야 회복…더 큰 파운드리시장 키워야”


다만 올 한해 반도체 불황이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반도체 수출 측면에서도 큰 폭의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수 경제학자들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악의 반도체 실적을 낼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나아지겠지만 완전히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삼성전자가 사업을 못해서라기보다는 경기 불황이 지속하기 때문”이라며 “중국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생각보다 회복이 느리다”고 했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스마트폰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이 점쳐졌지만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고부가 메모리제품을 필요로 하는 AI산업의 성장 속도가 기대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DDR5나 HBM3가 실적 회복에 일조할 수는 있지만 전체 메모리 시장 내 AI용 반도체 비중이 크지 않다”고 했다.

경기 사이클에 취약한 메모리반도체 위주 사업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 비중을 더욱 키울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제치고 업계 1위를 하겠다는 2030 시스템반도체 비전도 성과를 내야 할 삼성전자의 과제 중 하나다.

이규복 학회장은 “우리가 잘하는 메모리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70%인 시스템반도체 개발과 파운드리사업을 육성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건 시설투자와 인재양성”이라고 짚었다. 또 “파운드리 고객사 주문을 이해하고 수주하기 위해선 시스템반도체 구동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며, 이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선 기업뿐 아니라 정부, 대학교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파운드리가 성장하려면 생태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2019년에 시스템반도체 2030을 발표했지만 현 시점에서 목표 대비 성과가 만족스럽진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설계자산(IP) 협력사와의 생태계 조성을 통해 파운드리업계를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편 LG전자는 삼성전자와 같은 날 발표한 잠정실적 발표에서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가전·정보기술(IT)기기 수요 침체에도 전장산업 호조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영업익을 한번 더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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