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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력뽑고, 통신망 관리는 자회사로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한국형 AI·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전방위로 제휴를 맺으며, 국내 기업과 공공 기관의 AI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AI 컨설팅 회사(AX 전문기업)를 연내 설립할 계획이다. AX 전문회사는 MS도 투자하고 3년간 인력 지원에 나서지만, KT가 더 많은 지분을 갖는다.
앞서 KT는 빅데이터 전문업체인 KT넥스알(kt NexR)을 흡수합병해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내재화하는 데 주력했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전무)은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과 비교할 때 속도나 규모뿐만 아니라 역량에서도 격차가 컸다. AI 분야에서 정예 인력을 5800명 이상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이와 함께 100% 자회사인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해, 망 유지보수 및 개통 관련 업무 조직과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업무 등을 이관하기로 했다. KT에서 해당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 수는 4700여명으로, 희망퇴직도 함께 받아 두 회사 최종 인력은 3400명 내외가 될 전망이다.
오랜 숙제 해결…자회사 재배치로 구조조정 충격 완화
KT 새노조를 비롯한 일부 구성원은 조직 개편에 반발하고 있지만, KT 내부에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선로 유지보수 인력의 경우, 신입 직원을 수년째 채용하지 않는 등 개편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서다. 다만, 자회사로의 전출 시 당장 임금은 보전되더라도 복지 혜택 등이 줄어들 수 있어, KT 노동조합은 위로금 규모를 늘리기 위해 선전전 등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오는 15일 이사회에서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부를 쪼개는 물적 분할이 아닌 현물 출자 방식을 선택하여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통신망 유지보수 인력의 자회사 재배치를 통해 구조조정 충격을 완화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꾀하는 방안으로 구성됐다.
통신 전문가들은 KT의 통신망 관리 인력 자회사 이관이 통신 품질과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자회사 에스케이오앤에스를 통해 무선 유지보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본사 직원들이 기지국 등의 통신망 유지보수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투자의 경제성이 점차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 확인되면서, 통신 산업이 설비 기반 경쟁에서 서비스 기반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트워크 투자를 본사 비용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니 유지보수 비용을 계열사로 빼고 회계 분리를 통해 AI나 소프트웨어쪽 투자를 강화하려는 것 같다”면서 “통신사 역시 네트워크 기반의 사업 모델에서 서비스 기반의 모델로 전환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는 “KT도 에릭슨 등 장비업체처럼 다른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관리해주거나, 다른 통신사에 KT 통신망을 임대해주는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 같다”면서 “다만, 이 같은 논의가 네트워크 공공화 논의로 확대될 경우 통신장비 생태계에는 부정적인 역할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KT의 이번 변화가 AI 중심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통신망 관리 체계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