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관심이 집중됐던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가가 급격하게 다시 뛰거나 고용지표가 더 뜨거워지지 않는 한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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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이날 그의 주특기처럼 ‘매둘기’(매파와 비둘기파 색채 혼재) 면모를 보였다. 연설 초반 메시지는 ‘매파’ 색채가 뚜렷했다. 그는 “비록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 우리는 적절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정책을 긴축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고 초반부터 ‘으름장’을 놨다.
파월의 으름장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자칫 예상과 달리 물가가 다시 오를 경우 ‘금리인상 카드’를 남겨두는 게 연준에는 유리하다. 현재 미국 경제성장, 고용, 임금 및 물가는 과거 경제모델이 예측한 방식과 달리 움직이고 있다. 강한 긴축에도 오히려 고용 시장은 여전히 식지도 않고 있다.
나틱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추가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향후 지표가 누그러진다면 연준이 현 금리 수준을 편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점은 그대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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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그간 물가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아직 3%대에 있으며, 다시 ‘꼬리’를 올릴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은 현 물가 상황을 진단하면서 연준이 주시하는 데이터에 관한 힌트를 제공했다. 우선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다. 지난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1% 올랐고, 전월보다도 0.2% 상승했다. 지난해 2월(5.4%) 대비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근원PCE가격이 낮아진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속 하락을 확신하는 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 PCE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낮아질지, 어디까지 정착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오는 31일 발표될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동기대비 4.2%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월보다도 0.2%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큰폭의 변화는 아니지만 다시 물가가 오를 수 여지가 있는 셈이다.
두 가지 물가 지표를 언급한 파월은 다시 한번 ‘신중하게’를 강조했다. 그는 “다가오는 회의에서 추가 긴축을 할지 아니면 정책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결정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이 중립적인 연설을 했다고 본다. 연준은 통화정책 스탠스가 제약적이라고 보고 있고, 향후 회의에서 보다 완화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다”며 “만에 하나 (물가나 고용지표가 튀며) 인상을 고려하더라도 12월께나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역시 파월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일 뿐, 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26일 기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의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0%, 0.25% 인상 가능성은 20%다. 11월, 12월 동결 및 인상 가능성은 45%정도로 비슷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