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한 분기 영업이익을 1000억원 이상 거두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바이오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익을 올리는 추세가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이라는 호재가 작용한 것도 이들의 높은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L하우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
4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지난 3분기 매출 2208억원, 영업이익 10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5.3% 급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익 1000억원 달성은 불과 출범 3년 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에는 코로나19 백신이 효자 노릇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을 위탁생산(CMO)했고 노바백스 백신 원액도 일부 매출에 기여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난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 16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처음으로 영업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고 3분기에도 이와 엇비슷한 1674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이 주력 사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 생산 케파를 자랑하는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가동 중이다. 올해 3분기에만 로슈,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도 본격 생산하면서 더욱 실적이 높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전에는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각각 한 곳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사례가 있다. 지난해 3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램시마, 램시마SC,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를 내세워 영업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128940)이 유일하다. 지난 2015년 4분기 기록한 1715억원의 영업이익은 국내 업체 중 여전히 최다 영업이익이다. 신약 기술수출을 통해 4분기에만 3945억원을 기록하면서 높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후 영업익 1000억원의 전통 제약사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
|
한편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들 역시 높은 수익을 보였다. 진단키트 업체
씨젠(096530)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1690억원을 올린 이후 매분기마다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역시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5763억원, 3904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CMO) 기업은 갈수록 해외의 신뢰를 얻으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실적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을 높인 진단키트 업체 역시 새로운 사업군으로 영역을 넓히며 제약 바이오 산업의 덩치를 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