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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두고 남측 상봉단이 집결한 속초 한화리조트는 들뜬 목소리로 가득찼다. 이날 오전부터 집결지인 한화리조트로 속속 도착한 남측 상봉단은 오후 3시 30분 현재까지 89명 가운데 모두 88명이 집결했다.
이번 상봉에서 북측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는 백민준(92)씨는 가족들을 만날 날만 고대하며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왔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백씨는 “원래는 아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아들은 나보다 먼저 갔다고 한다”며 “그래도 그 소식이라도 들은 게 어딘가 싶고 손주랑 며느리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70여년만에 만나는 북측 가족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이산가족들의 마음은 선물가방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북측의 동생을 상봉하는 함성찬(93)씨는 방한복과 운동화부터 사탕이 가득 든 선물 보따리를 4개나 챙겨 집결지에 도착했다. 함씨의 부인인 김형애(75)씨는 “오랜만에 생각지 못하게 만나게 됐는데 뭔들 안 주고 싶겠나”며 “남편이 상봉 선정 소식을 듣고 말도 못하게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두고 이산가족 등록과 방북교육, 의료검진을 마친 상봉단은 20일 오전 고성을 거쳐 금강산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23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1시간만 북측 가족과 상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