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공들인 伊 안살도 인수전 '좌초'

해외매각 부정적인 여론에 '발목'
이탈리아 국유은행 CDP, 안살도 인수
  • 등록 2013-10-05 오후 8:11:07

    수정 2013-10-06 오후 2:48:47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터빈공장. 발전소 핵심 설비인 터빈 로터를 제작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두산중공업(034020)이 1년 여간 공들여 온 이탈리아 발전 가스 터빈업체 안살도 에네르기아 인수가 결실을 맺지 못했다.

6일 이탈리아 현지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국영기업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이탈리아 여론에 밀려 안살도는 이탈리아 국유은행이 인수키로 했다.

안살도의 최대주주인 핀메카니카는 4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어 안살도 지분 85%를 이탈리아 은행인 카사 데포지티(CDP)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카사 데포지티는 이탈리아 국영은행으로 한국의 자산관리공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안살도는 핀메카니카가 지분 55%, 미국의 사모펀드인 퍼스트 리저브가 45%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각각 40%와 45%(동반매각권)를 CDP에 매각한 것이다.

핀메카니카는 이탈리아에서는 국민기업으로 통하는 국영 방위산업체다. 업황 부진과 대규모 적자, 부패 스캔들까지 겹쳐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66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해 작년부터 자회사인 안살도 지분 55%를 매물로 내놨다.

안살도는 발전소 건설 및 운영 기술을 갖춘 회사로 특히 복합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가스 터빈 분야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인수하면 두산중공업 측은 발전설비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

초기 인수전에는 독일 지멘스가 신규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한 목적 등으로 나섰다가 포기했고, 예비입찰에 나섰던 삼성테크윈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3파전으로 시작했지만 막판 두산중공업만 남으면서 협상에 가속도가 붙었고, 당초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졌던 인수가격은 최근 상당 규모로 하향 조정해 구두합의까지 이뤄졌다.

그러나 인수 직전 이탈리아 현지의 부정적인 여론이 발목을 잡았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여러 기술력 있는 국영기업을 해외에 팔아야 하느냐는 반대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여기에 편승한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도 커졌다.

이번에 수포로 돌아갔지만 두산중공업이 안살도를 인수할 기회가 완전히 사리진 것은 아니다.

이번에 새주인된 카사 데포지티는 펀드인 FSI(Fondo Strategico Italiano)를 통해 안살도를 인수했고, 펀드의 특성상 매각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이탈리아 측은 다시 지분을 매각하면 두산을 1순위 전략적 파트너로 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인수 의지도 아직 살아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안살도와 전략적 파트너로 관계를 더 공고히 해나가면서 다른 인수 가능성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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