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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통신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는 의미의 ‘디지코(DIGICO)’ 전략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무기로 국내 기업간거래(B2B)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는데, 이제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KT는 단순 연결(통신)을 넘어 가치(플랫폼)를 실현한 덕분에, 2022년 B2B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이 40%를 넘었다. 이는 KT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25조 원 시대를 여는 버팀목이 됐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에서 싱가포르 1위 통신사 싱텔, 필리핀 인터넷 서비스 업체 컨버지 ICT 솔루션즈와 디지털 전환(DX)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싱텔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센터, 디지털 물류, 데이터 서비스 분야에서 손잡았고, 컨버지 ICT 솔루션즈와는 필리핀 DX를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KT는 2018년 컨버지가 주도한 필리핀 광케이블망 구축 사업에 참여한 바 있는데, 이번에 DX 분야로 확대한 것이다. KT와 컨버지의 조인트벤처는 서비스형 영상관제(VSaaS),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인터넷데이터센터(IDC), e커머스 등을 하게 된다. 마리아 그레이스 위 컨버지 사장은 “컨버지의 필리핀 현지 사업 역량과 KT의 디지털전환 역량을 결합해 필리핀 시장에 맞는 다양한 DX 서비스를 필리핀 고객들에게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현모 대표는 이번 MWC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한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Is it time for co-creation?)> 라는 주제의 키노트 세션에 싱텔 CEO인 위엔 콴 문과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싱텔과 KT의 광범위한 파트너십은 디지털 솔루션을 함께 만들고 디지털 경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아시아의 새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란 말이 있듯이, 이것이 KT가 팀을 이루는 이유다. 멀리 가고 싶다. 또한, 빨리 움직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류 디지털화로 아시아태평양 탄소 줄일 것”
디지털 물류에 대해선 특히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2020년부터 모빌리티 데이터에 AI를 적용해 최적의 물류 플랫폼을 개발해 고도화하는 중이며, 국내 대형 리테일 기업에 적용한 결과 운행거리 22% 단축, 탄소배출 22% 저감, 비용 15% 절감 등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구 대표는 “싱가포르의 물류 시스템은 매우 비싸지만, KT 디지털 물류 솔루션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싱텔의 NCS와 KT는 9월에 KT의 AI 솔루션을 싱텔의 GIS/IT 솔루션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확장을 준비할 것이다. 물류산업을 디지털화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KT와 싱텔은 네트워크를 서로 연결해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KT의 글로벌 데이터 전문 자회사 엡실론(Epsilon)은 아시아 및 유럽 지역 중심으로 45개 도시, 280개 이상의 PoP(Point of Presence, 해외분기국사)를 갖고 있고, 싱텔도 싱가포르, 동남아, 호주를 주축으로 60개 도시, 180개 이상의 PoP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이번에 커버리지를 연동하고 플랫폼 서비스 형태로 네트워크를 제공해 고객이 필요에 따라 트래픽 용량을 변동하는 등 최고의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구 대표의 키노트 세션에는 KT와 싱텔 외에도 노키아, HTC, 텔레콤 이탈리아 등 유수한 글로벌 IT 기업 CEO들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