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가 수수께끼로 남은 가운데 손씨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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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시민 약 300여명은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모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모였다.
이날 새벽부터 종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흩뿌렸음에도 참가자들은 ‘신속, 공정, 정확 수사 촉구’, ‘정민이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우리가 정민이 부모다’ 등 글귀가 담긴 피켓을 들고 목소리 높였다.
일부는 경찰을 향해 “제대로 수사하라 국민들이 여기를 왜 나왔겠냐. 친구(A씨)를 구속 수사하라”고 소리치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촛불 대신 휴대전화 조명 불빛을 들어 올리는 시민도 있었다.
수원에서 온 임모(43)씨는 “이 사건에 대해 의심이 많다”며 “경찰이 현상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B씨는 “정민이와 아버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집회 참여하는 것밖에 없었다”며 “억울한 죽음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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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중 일부는 서초경찰서로 걸어 이동해 “서초경찰서장 나와라”라고 소리쳤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며 미신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막아서면서 한동안 대치 상황도 벌어졌다.
온라인에서도 진상 규명 목소리는 뜨겁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한강 실종 대학생 고 손정민 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16일 오후 기준 약 43만명의 지지를 받았다.
앞서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손씨의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감정 결과서를 경찰에 전달했다. 머리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자상 또한 직접 사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정밀부검 결과나 경찰의 수사 보고 등이 나와도 여전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손씨의 친구 A씨의 신발·휴대전화의 행방·한강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석연치 않은 A씨 행동 등을 종합해 보면 손씨가 실족사가 아니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50)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익사는 당연히 추정됐는데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가 궁금한 것”이라며 “그 부분이 밝혀져야 모든 게 밝혀질 것이고, 경찰이 그 부분을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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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손씨·A씨 행방 묘연한 ‘40분’에 수사력 집중
경찰은 손씨와 A씨의 행적을 재구성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여전히 실종 당일 오전 3시 40분부터 오전 4시 20분쯤까지 A씨와 손씨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의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는 A씨의 사라진 휴대전화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민간수색팀 ‘아톰’은 15일 “A씨가 많은 확률로 수상택시 승강장의 수중과 지상에 ‘아이폰8’을 버리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다”며 수색을 중단한 바 있다. 경찰은 해군과 함께 A씨의 휴대전화 수색을 이날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손정민씨는 지난달 24일 밤 11시쯤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이후 닷새 뒤인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장소 인근인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수중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