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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최근 발표한 2018년 12월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정용(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7만2895기가와트시(GWh)로 전년보다 6.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993년 전력통계 집계 이후 첫 7만GWh 돌파다. 증가율 역시 2010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가팔랐다.
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정용 전기 사용량을 월별로 보면 대체로 전년보다 1~6% 높은 500만~600만GWh를 유지했으나 8월엔 885만GWh로 전년보다 23.3% 늘었다. 9월(659만GWh) 역시 전년대비 12.8% 늘었다.
정부는 이 기간 폭염 대책으로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1·2단계 상한선을 100㎾h씩 완화했다. 이 역시 전기 사용 증가 요인이었다.
기상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일 서울 기온은 39.6도로 1907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도 31.4일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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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은 2.5% 늘어난 29만2999GWh, 상점·사무실 등에서 쓰는 일반용은 5.1% 늘어난 11만1298GWh였다. △농사용(1만8504GWh·7.3%↑) △심야(1만2558GWh·2.0%↓) △교육용(8678GWh·4.3%↑) △가로등(3583GWh·0.7%↑) 등이 뒤따랐다.
증가 폭으로는 농사용이 가장 컸지만 총량을 고려하면 여름철 가정·상점·학교 등의 전기 사용량이 전체 전기 사용 증가를 주도한 셈이다.
전체 전기 사용량 중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3.9%로 0.4%포인트(p) 늘었다. 가장 큰 산업용 비중은 55.7%로 0.6%p 줄었다.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여름철 최대전력 대비 냉방에 따른 전기 부하는 2004년 20%를 돌파한 데 이어 2015년 24.5%, 2016년 28.3%, 2017년 28.3%로 증가 추세다. 아직 집계 전인 지난해 역시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올해 이후 누진제 완화 가능성이 큰 만큼 여름철 전기 사용을 억제할 유인은 줄어든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해 12월부터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 3월까지 주택용 누진제 완화를 포함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1만618kWh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8048kWh를 크게 웃돈다. 인구 34만명의 소국 아이슬란드(5만3913kWh)와 미국(1만2825kWh)에 이어 계 3번째로 높다.
절대적인 사용량도 534테라와트시(TWh)로 세계 7위 수준이다. 독일(531TWh), 프랑스(445TWh)보다 높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등 지방자체단체에서 에코마일리지나 탄소포인트제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효과는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를 절약하면 발전소를 덜 짓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을 높일 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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