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제4이동통신 주파수(28㎓)를 획득한 스테이지엑스가 망 운영을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한 곳에 위탁 운영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지난 2월 말 폐막한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인 MWC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죠.
사내 ‘제4이동통신 관련 전담팀’을 꾸린 A사가 통신 설비 구축, 통신망 운영 대행, 유지 보수, 로밍 등의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A사 관계자가 “우리가 위탁받아 망을 운영할 것 같다”고 언급한 게 확대된 듯합니다.
정부가 제4이동통신이란 신규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로밍(통신망 공동사용)을 약속한 만큼,기존 통신사로서 이런저런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망 위탁운영 불가능해 보여
그런데, 결론적으로 스테이지엑스가 SKT·KT·LG유플러스 중 한 곳에 자사의 통신망을 위탁 운영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바로 기간통신사업자이기 때문이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기간통신역무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지만, 그래서 별도의 재무적·기술적 능력평가는 사라졌지만, 정의 조항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기간통신사업자란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설치하고 이를 이용하여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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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망 운영까지 위탁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기자와 만나 “기술적 평가까지 기간통신사 운영에 포함되는 개념이어서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신규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와 기존 통신사가 통신망을 공동으로 사용했을 때 통신 장애 등 불안정성이 커질까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는 “신규사업자에 기존 망을 빌려주는 로밍도 설비 투자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로밍대가로 할지, 설비제공대가로 할지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 망을 공동사용하는데 장애가 생기면 큰일 아니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와 만나 통신망 구성과 로밍 등을 협의하면서 세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스테이지엑스는 4월 말까지 추가 펀딩을 추진하고, 5월까지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받는 일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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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제4이동통신을 통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기간통신사인 만큼 망 운영은 직접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신규 사업자가 설비 투자에 소홀할 수 있으니 정부가 이를 제대로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코어망 클라우드 구현, 미래 대비 맞지만..
이번 MWC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접목된 네트워크 기술의 진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대표적인 게 4G 또는 5G 네트워크의 코어 장비와 기지국을 클라우드에 올려 프라이빗(폐쇄형)통신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었죠.
KT가 AWS와 제휴했고, 스테이지엑스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제휴했습니다.
통신망 안정성 신경써야
그런데, 코어망을 클라우드 위에서 구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클라우드를 쓰면서 재난에 대비한 백업을 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도 하죠.
스테이지엑스가 어떻게 통신망을 구성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기술 활용만큼 중요한 것이 통신망의 안정성이라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테이지엑스는 연내 구체적인 사업설명회를 열고 조직 구성과 네트워크 구축 계획 등을 소상히 밝힌다고 했으니 기다려볼 일입니다.